지멘스가메사, 中 희토류 자석 유럽 생산 유치 협의 중
유럽 최대 해상풍력터빈 제조사인 독일 지멘스가메사(Siemens Gamesa)가 중국산 희토류 자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공급망 재편에 나섰다. 일부 중국 업체들과 유럽 현지 생산기지 설립을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멘스가메사의 모회사인 지멘스에너지(Siemens Energy)의 카리나 브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 주요 자석 공급업체들과 유럽 내 생산설비 구축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업체명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금력영자(金力永磁, JL MAG Rare-Earth), 닝보윤성(宁波韵升, Ningbo Yunsheng), 바오터우톈허(包头天和磁材, Baotou Tianhe Magnetics Technology) 등이 주요 협상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허가를 지연하면서 유럽 내 부품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풍력 업계 역시 핵심 원료인 네오디뮴(Neodymium) 수급 차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오디뮴은 영구자석의 핵심 소재로, 현재로선 수출 규제 직접 대상은 아니지만, 리스크 분산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브렘 COO는 “유럽 내 공급망 회복력 확보를 위해 추가 비용을 감수할지, 또는 비유럽 공급사를 현지로 유도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내 투자로 경쟁력 확보...日 TDK 계약으로 공급망 다변화 시도
한편, 지멘스가메사는 이번 주 초 일본 TDK와의 계약을 통해 자석 공급망 다변화 조치를 이미 일부 실행에 옮긴 상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유럽 역내 생산기반을 확대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공급선 다변화를 넘어 유럽의 전략적 가치사슬 강화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에 따라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전기·전자 부품업체들도 향후 가격경쟁력 확보 및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의 대응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적자사업 재정비 중…육상풍력 부문 매각설엔 일축
한편 지멘스가메사는 최근 수년간 품질 이슈로 인한 대규모 손실로 휘청였다. 특히 적자의 주범으로 꼽힌 육상풍력(Onshore Wind) 부문을 두고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회사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모회사 지멘스에너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리아 페라로(Maria Ferraro)는 “해당 부문은 계속 유지될 것이며, 향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팀이 안정화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비록 쉽진 않지만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멘스가메사는 2026년까지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목표로 조직 효율화 및 공급망 리스크 분산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