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공장 폐쇄 가능성…EU 탄소 규제로 최대 25억유로 벌금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 부과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생산공장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스텔란티스의 유럽 부문 최고책임자 장 필립 앵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불가능한 목표”…25억유로 벌금 노출
EU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 정책의 일환으로, 역내 자동차 제조사에 대해 탄소배출량 감축을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부담해야 한다.
스텔란티스 유럽 최고책임자인 앵파라토는 “현행 규제상황이 올해 말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2~3년 이내 우리 회사가 부담해야 할 벌금 규모가 최대 25억유로(약 3조8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업계 요청을 반영해 벌금 산정 기준 시점을 2025년 단일연도가 아닌, 2025~2027년 평균치로 조정했지만, 앵파라토는 “그럼에도 여전히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폐쇄 후보로 이탈리아 공장 거론…대부분 완성차 업계 ‘여전히 안전지대 아니다’
앵파라토는 “스텔란티스가 규제를 충족하려면 전기차 판매를 지금보다 두 배로 늘리거나, 내연기관차(ICE) 생산을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공장을 닫는 선택지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예시로 이탈리아의 아테사(Atessa) 밴 제조공장을 언급했다.
스텔란티스를 포함한 다수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 전기차 전환 속도가 EU 목표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EU의 벌금 기준 조정(3개년 평균화)에도 불구하고, 2030년부터는 보다 급격한 감축 목표가 적용된다. EU 2023/851 규정에 의거한 ‘Fit for 55’의 승용차 규제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탄소감축을 55% 달성해야 하는데, 25~27년 이후 3년이 지나면 바로 2030년 목표에 맞닥뜨리게 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다른 완성차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EV 차량 판매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현재 유럽환경청(European Environment Agency, EEA) 잠정치 기준 2030년까지 약 44% 더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유럽 내 전동화 차량 100%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