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EU 탄소시장 운영기관과 손잡고 ETS 본격화…국제 연계도 염두
대만이 글로벌 탄소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최대 탄소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럽에너지거래소(EEX)와 대만 탄소솔루션거래소(TCX)가 손잡고 대만 배출권 거래제(TW ETS)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카본헤럴드가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만이 국제 탄소 가격 체계에 본격 편입되는 신호탄이자, 향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탄소시장 통합 가능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EEX, 탄소시장 구축 위한 전략적 제휴
양해각서(MOU)는 지난 6월 27일 독일 라이프치히의 EEX 본사에서 체결됐다. 대만 측에서는 탄소솔루션거래소(TCX), 유럽 측에서는 EU 탄소시장 운영을 담당하는 EEX가 각각 협약 당사자로 참여했다. EU ETS는 2005년 출범한 세계 최대 탄소시장으로, EEX는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핵심 기관이다.
한편, TCX(Taiwan Carbon Solution Exchange)는 대만 정부가 설립한 탄소크레딧 거래 플랫폼으로, 대만의 탄소시장(Taiwan Emissions Trading System, TW ETS) 구축과 운영을 주도하는 핵심 기관으로 지난 2023년 8월 공식 출범했다.
협약에 따라 EEX는 2005년부터 운영해온 EU ETS(유럽 배출권 거래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TCX의 시장 설계와 운영 역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TCX의 CEO 조슈아 티엔(Joshua Tien)은 “EEX의 성공 사례를 학습해 TW ETS 시범 단계 출범을 2026년까지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EX의 페터 라이츠(Peter Reitz) CEO도 “탄소시장은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핵심 역할을 하며, EEX는 전 세계 탄소 가격 책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MOU 서명식에는 대만 환경부 장관 펑치밍, 주독일 대만 대표 셰즈웨이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이번 협력이 대만의 기후 대응 전략에서 갖는 정책적 의지를 나타냈다.
국제 탄소시장 연계 움직임…한국 기업에도 시사점
EEX는 현재 EU ETS의 실질적 운영기관으로, 스위스 ETS와 이미 연계를 마쳤으며, 영국과의 시스템 통합도 모색 중이다. 대만 역시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자국 ETS를 국제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한국도 이미 자체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 중이어서, 대만의 움직임은 동아시아 탄소시장 간 연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MOU가 향후 아시아 지역 내 공동 탄소거래 플랫폼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탄소배출이 많은 수출 중심 산업군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대만과의 교역 비중이 큰 반도체, 전자 업종은 탄소비용이 공급망과 수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