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중소기업 ESG 인증 평가지표 도입 고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ESG 경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의 ESG 경영 참여 전환을 위해 이달부터 새로 추진하는 '자상한 기업 2.0' 프로그램에서 ESG를 우선순위로 두고 기업을 선정한다.
중기부, 자상한 기업 등 통해
중소기업 ESG 경영 참여 유도
지난 2019년 5월부터 시작된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은 대기업의 강점과 노하우 등의 인프라를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 중소기업까지 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의미한다.
프로그램에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네이버 ▲포스코 ▲국민은행 ▲씨제이이엔엠 ▲한국항공우주산업 ▲스타벅스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5월 소상공인연합회와의 협약을 통해 자상한 기업 1호로 선정됐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위한 창작공간 '네이버 파트너스퀘어'를 만들었다. 파트너스퀘어는 지역별로 특화된 스몰 비즈니스의 니즈를 반영해 장비, 공간, 교육 프로그램을 무상 지원하는 전문 공간이다.
또한 포털에 '소상공인 라이프' 전용 코너를 신설하고, 라이브 커머스 툴과 비대면 협업도구인 '라인웍스' 지원 및 소상공인 제품 판매를 위한 1인 방송 플랫폼 구축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전통시장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택배 판매 채널인 '시장명물'과 우리동네 시장 상품들을 배달 주문할 수 있는 '동네시장 장보기' 채널을 구축하고, 전통시장 서비스 광고를 지원하고 있다. 2015년 11월 특성화 시장을 중심으로 처음 오픈한 '시장명물' 서비스에 이어, 2019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네이버에 전통시장 데이터베이스(온누리 상품권 가맹점, 5일장, 주차장 등 현황)를 제공한다.
포스코는 1조 원 규모의 선순환 벤처플랫폼을 구축하고, 국가의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2019년 5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자상한 기업 2호 업무 협약을 맺었다.
포스코는 2024년까지 8000억원을 출자하고, 타 출자자들과 매칭해 총 2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벤처밸리 조성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포항/광양/서울 지역별로 벤처 창업 및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센터인 체인지업그라운드(CHANGeUP GROUND)를 조성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청년에게 교육, 컨설팅 등 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며진 10곳의 '창업카페' 거점 매장을 지정·운영한다.
또한 카페 재창업을 희망하는 40세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작년 9월 스타벅스 리스타트 지원 프로그램 1기 교육생 27명을 선발했다.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 AMP 이사회 공동의장인 타만 샨무가랏남 싱가포르 장관은 "자상한 기업을 전 세계에 적극 홍보해 많은 나라들이 대한민국의 우수한 정책 사례를 배우고, 자국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AMP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MP 이사회는 선진 제조 및 생산(Advanced Manufacturing and Production, AMP) 분야의 세계 주요 정부 및 기업인 20여 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이다.
정부, 중소기업 ESG 인증
평가지표 도입 고려
정부는 자상한 기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별도의 평가지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 ESG 수준을 자체 진단하고 정부가 진단 결과를 확인해서 인증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인증받은 기업에는 정책자금 융자 우대나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 가점을 주는 형태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 체질 개선은 유도하지만 ESG 자체가 규제가 되는 것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ESG경영 참여 확산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강해준 사무관은 "그린 뉴딜과 탄소중립 분야의 혁신 기업들을 발굴해서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했고, 이러한 것들의 확장 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중소기업 ESG 도입 논의가 빨라지는 이유는 ESG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도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탈탄소경영 법안
국회에서 발의
국회에서도 정부와 발맞추어 중소기업의 ESG 경영 참여 확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진흥법에 명시된 '사회적책임경영' 조항을 'ESG 경영'으로 개정해서 ESG에 대한 정의와 인증 체계, 실태조사, 정부지원사업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참여를 위한 법안도 나왔다. 강훈식 의원은 지난 1월 '중소기업 탈탄소경영 혁신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 의원은 법안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소기업의 탈탄소 경영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중소기업 탈탄소경영 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의 탈탄소경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전담기관을 지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담기관을 통하여 탄소감축가치 평가와 기업 탄소발자국 측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중소기업 탈탄소경영 촉진 지원에 활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에는 정부가 탈탄소경영 기업 지원을 위해 ▲정보제공 ▲진단 및 컨설팅 ▲금융 ▲전문인력 및 교육 ▲기술개발 및 이전·확산 ▲중소기업 간 협력 ▲상생협력 등을 지원하고자 한다.
한편 국내 중소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대비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ESG 대응 수준은 10점 만점에 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7점인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