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억제와 美 정책 여파…제트 연료 수요 회복세 '주춤'
글로벌 항공 수요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제트 연료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각), 이 같은 흐름이 유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中·美 요인에 수요 부진…고효율 항공기도 영향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2027년 글로벌 제트 연료 수요가 하루 800만 배럴(약 12억7120만 리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790만 배럴)과 비교해 근소한 수준이다. 실제로 2023년 수요는 5.6% 증가했지만, 2025년과 2026년 증가율은 각각 1.32%, 1.2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중국과 미국의 정책 변화가 지목된다. 중국은 봉쇄 해제 이후에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며, 장거리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중국 국제선 항공편 비중은 전체의 9%로, 미국(29%) 대비 크게 낮다.
미국 역시 이민 단속 강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가 여행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피치그룹 산하 BMI는 2025년 미국 입국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16.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과 유럽 주요국의 미국행 항공권 예약도 줄고 있는 추세다.
항공기 기술 발전도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어버스는 차세대 항공기가 기존 A320neo보다 연료 효율이 20~30%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보잉 737 Max 역시 약 15%의 연료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장거리 의존도 낮추고 SAF 등 대체 수요처 모색 필요
글로벌 수요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국내 항공·정유업계도 전략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중국과 미국발 장거리 노선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동남아·중동 등 중단거리 대체 노선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고효율 항공기 도입이 빨라지는 추세 속에서, 정유사들은 제트 연료 생산 비중 조정과 함께 SAF(지속가능항공연료) 확대 등 새로운 수요처 확보 전략이 요구된다.
에너지 애널리스트 쿤 베셀스(Koen Wessels)는 “2026년까지 현재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글로벌 수요 회복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심리 회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