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커, 첫 하이브리드 SUV 공개…소비자 선호는 다시 순수 전기차로?

2025-07-10     유인영 editor
사진=지커 X(트위터)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모델 ‘9X’를 공개했다. 전기차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략에 본격 나선 것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9X는 모기업인 저장지리홀딩그룹(Geely)이 개발한 900볼트 전기차 플랫폼 ‘SEA-S’ 기반으로 제작됐다.

 

초고속 충전, 1000km 주행, 레벨3 자율주행

9X는 10%에서 80%까지 충전에 단 10분이 소요되는 초고속 충전 기능을 갖췄다. BYD가 선보인 ‘5분 충전 배터리’ 등 중국의 주요 자동차 및 기술 기업들은 충전 시간을 더욱 단축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커는 이번 신모델이 순수 전기 모드에서 380킬로미터의 주행거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급 차량 중 가장 긴 수준이다. 전기와 가솔린 모드를 합산한 전체 주행거리는 1000킬로미터 이상이다. 9X의 가격은 추후 공개되며, 차량 인도는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9X는 레벨3 자율주행을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췄다. 차량이 대부분의 주행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나, 현재 중국 규정은 승용차의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ADAS)을 레벨2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여전히 차량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운전대 조작을 해야 한다.

 

소비자 선호, 하이브리드서 순수 전기차로 선회

9X의 출시는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의 서막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70% 증가했고, 배터리 전기차(BEV)는 16% 성장하며 차량 제조사들을 하이브리드 부문으로 유인했다.

폭스바겐과 협력하는 샤오펑(Xpeng)과 국유 자동차 제조사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브랜드 아이온(Aion)도 연장형 전기차(EREV)를 개발 중이다. EREV는 주로 전기를 사용해 구동되지만, 배터리 잔량이 낮을 경우 가솔린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다만, 중국 내 소비자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올해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EV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하이브리드 및 EREV는 27% 성장에 그쳤다.

 

지리, 지커 잔여 지분 인수 계획 밝혀

지리 그룹은 상반기 실적 호조를 자랑했다. 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이번 상반기 전년 대비 47% 증가한 총 140만 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호조세에 따라 연간 판매 목표는 기존 270만 대에서 300만 대로 상향됐다.

한편, 지난 5월 홍콩 상장사인 지리는 현재 약 65.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상장사 지커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DZT 리서치는 미중 무역갈등에 대응해 미리 미국 시장의 상장을 폐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지커의 가치는 약 64억달러(약 8조8000억원)로 평가됐다.

다만, 이번 기업가치 평가액은 5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의 약 70억달러(약 9조6000억원)와, 2023년 투자유치 당시 130억달러(17조8000억원) 가치평가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거래가 지커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투자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