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어컨 교체 보조금’으로 전력수요 4.1% 절감 예상…내수 진작도 겨냥

2025-07-15     유인영 editor
사진=언스플래쉬

중국 정부가 노후 에어컨을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조금 정책을 통해 기록적인 여름철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기후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연구를 인용해, 중국이 에어컨 교체 프로그램으로 올해 여름 가정용 전력 수요를 최대 4.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고효율 제품 교체시 보조금 지급…올해 58조원 투입

중국은 지난해부터 가전 및 차량 교체 보조 정책을 시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노후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고효율 제품으로 바꾸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정부는 지난해 1500억위안(약 29조원), 올해는 3000억위안(약 58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벽걸이형 에어컨(RAC)이 주요 교체 대상이다. 엠버는 “1등급 모델은 3등급 모델보다 냉방 효율이 16~30% 더 높으며, 5등급 모델보다는 50% 높다”며 “교체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25년 중국의 전체 에어컨 판매량 1억1000만대에 중 절반 이상이 최고등급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은 구매가 대비 최대 20%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가격 격차를 상쇄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2등급 제품도 15%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인식되고 있어, 교체보상 정책은 사실상 소비자 수요를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엠버는 에어컨 교체 프로그램이 올해 소비자 전기요금을 약 9억43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초 전력 수요, 전년 대비 150GW 증가…증가분 90% 냉방·냉장

중국 월별 주거용 전력 소비량(2020~2024년)(TWh) / 엠버 정리

중국은 최근 수년간 폭염과 소득 증가로 에어컨 보급이 급증했다. 엠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가구당 에어컨 보유 대수는 100가구당 146대로, 2020년의 31대에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달 초 중국의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150기가와트(GW)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따르면, 증가량 가운데 약 90%가 에어컨과 냉장 설비에서 기인했다.

중국 정부는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소비는 줄이되, 고효율 가전과 자동차에 대한 내수 수요를 촉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경기 부양 효과까지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엠버는 “가정의 냉방 수요 증가는 전력망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며 “경제 부양책에 에너지 효율 목표를 통합하는 것은 성장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