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게 설계하면 전력 최대 90% 절감”…유네스코·UCL 보고서

2025-07-16     고현창 editor
인공지능 시스템의 작동을 연상시키는 이미지 / ChatGPT 이미지 생성

유네스코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의 에너지 소비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두 기관은 공동 발간한 보고서 ‘더 스마트하고 작고 강하게(Smarter, Smaller, Stronger)’에서 자원 집약적인 초대형 AI 모델에서 벗어나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소형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환경 전문 매체 에디는 15일(현지시각) 이번 보고서가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포용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도 소형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소비 절감 방안…작게 설계할수록 전력 소비도 작아진다

현재 생성형 AI 도구는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매일 사용하고 있으며, 프롬프트 1건당 약 0.34Wh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연간 기준 약 310GWh에 달하며, 이는 저소득 국가 인구 300만명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연구는 UCL 컴퓨터 과학 연구진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생성형 AI의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세 가지 핵심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범용 초대형 모델 대신 특정 목적에 맞춘 소형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작업 특화형 모델이 동일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는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사례에서는 90%까지 소비 절감이 기록됐다.

두 번째는 프롬프트와 응답의 길이를 줄이는 것이다. 사용자의 질의와 AI 응답을 보다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델의 설계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모델 압축 기술이다. 양자화(quantisation) 등 압축 기법을 적용할 경우 모델 크기를 줄이면서도 최대 44%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자원 국가의 접근성 격차 우려…“설계단부터 지속가능성 내재화해야”

보고서는 소형 AI 모델이 저소득 국가의 디지털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AI 인재 중 오직 5%만이 생성형 AI를 개발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자원 효율적 AI 모델은 글로벌 디지털 전환의 포용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UNESCO도 이러한 기술 전환이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정보 접근권 보장과 글로벌 지속가능성 확대를 위한 핵심 경로라고 평가하며, 정책 수립자와 기술 업계, 시민사회가 협력해 ‘지속가능성과 접근성’이라는 두 축을 AI 개발의 중심에 둘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기술의 포용적 활용을 위해선 ‘AI 문해력’ 향상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들이 AI와 상호작용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식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을 확대하고, 생성형 AI의 환경적 비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은 이 기술의 친환경적 활용을 유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