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美 풍력 자산 2.8조원에 매각…저탄소 축소·석유 중심 재편

2025-07-20     유인영 editor
사진=언스플래쉬

BP가 미국 내 육상 풍력발전 사업을 뉴욕 소재 에너지 개발·운영사 LS파워에 매각하기로 했다. 저탄소 전략에서 선회해 핵심 사업인 석유·가스에 집중하려는 회귀 전략으로 평가된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매각으로 BP는 미국 풍력 발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BP는 전임 CEO 버나드 루니 시절 대대적으로 풍력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말 해상 풍력 사업을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 비중을 줄여 왔다.

 

BP, 윤활유 자회사 등 총 28조원 규모 자산 매각 추진 중

BP는 지난 2월 머레이 오친클로스 CEO가 발표한 사업 전환 계획에 따라 석유·가스 생산을 다시 늘리고, 200억달러(약 27조87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전략 철회는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압박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발표 이후에도 BP 주가는 여전히 글로벌 에너지 업계 경쟁사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앨런 굿은 “소규모 매각이라도 BP가 제시한 목표에 진척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2월에 발표된 전환 계획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 감축, 자본 축소, 자산 매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P는 현재 80억~100억달러(약 11조1000억~13조9000억원) 가치로 평가받는 윤활유 자회사 캐스트롤(Castrol) 매각도 추진 중이다. 또한, 독일 겔젠키르헨 정유소와 자회사인 태양광·배터리 저장 업체 라이트소스 BP(Lightsource BP)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BP의 윌리엄 린 부사장은 “저탄소 에너지가 앞으로도 BP에서 일정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육상 풍력 자산은 우수한 자산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이상 BP가 최적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LS파워 산하 클리어라이트에너지, 재생에너지 자산 4.3GW로 확대

이번 매각 자산은 인디애나, 캔자스, 사우스다코타,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하와이, 아이다호 등 7개 주에 분포돼 있으며, 총 15개 이상의 오프테이커(off-taker, 구매 계약자)에 전력을 공급 중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BP의 미국 육상 풍력 사업부인 BP 윈드에너지는 LS파워 산하 재생에너지 전문 자회사 클리어라이트에너지(Clearlight Energy)의 포트폴리오에 통합된다.

총 발전용량이 1.7기가와트(GW)에 달하는 이번 인수로 클리어라이의 운용 재생에너지 자산은 약 4.3GW로 확대되며, 기존의 풍력·태양광·배터리 저장 포트폴리오에 지리적·기술적 다각화를 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 금액은 비공개이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번에 매각되는 미국 육상 풍력 자산의 기업가치가 약 15억~20억달러(약 2조1000억~2조8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LS파워의 CEO 폴 시걸은 “이번 투자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생태계 구축이라는 LS파워의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적 행보”라며, “BP 윈드에너지는 클리어라이트의 포트폴리오에 자연스럽게 결합해 효율성·가용성·경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