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싱스 삼성에 매각한 창업자, 이번엔 ‘기후시대 인프라 유지보수’ 시장 연다

2025-07-21     유인영 editor
사진=브라이트AI 홈페이지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브라이트AI(BrightAI)가 인프라를 모니터링하는 센서 및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5100만달러(약 71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많은 기존 인공지능 기술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했던 반면, 브라이트AI는 해충 방제, 전신주 및 냉난방 시스템 점검과 같은 위험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인프라 유지보수 작업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이트AI, 인프라 유지보수 작업에 AI 기술을 적용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브라이트AI는 삼성에 인수된 스마트홈 기술 기업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창업자였던 알렉스 호킨슨이 6년 전 설립했다. 브라이트AI의 플랫폼인 스테이트풀(Stateful)은 커스텀 반도체와 AI 모델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한다.

브라이트AI는 전신주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형 센서부터, 기존 상업용 로봇에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맞춤형 센서헤드, 손을 자유롭게 써야 하는 작업자를 위한 바디캠 형태의 장비까지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호킨슨은 “대부분의 인프라가 2차 세계대전 시기에 구축된 것이며, 80년이 지난 지금은 마치 덕트 테이프와 철조망으로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후 인프라 점검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며, 무엇이 실제로 고장 날지를 예측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농담 삼아 ‘인프라 관리는 아직도 로마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하곤 한다”며 “현장의 사람을 보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은 야만적이고, 더럽고, 위험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폭염, 폭우, 산불 등 극한 기후가 일상화며 인프라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은 단순한 유지보수 차원을 넘어, 재난 예방과 안전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과 같은 장비는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워, 누수가 장기간 방치될 경우 성능 저하와 함께 기업의 비용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

브라이트AI의 고객사 중 하나인 아주리아 워터 솔루션(Azuria Water Solutions)는 스테이트풀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 로봇이 수도관을 스캔하고, 수리 중인 파이프를 정밀하게 절단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또 다른 고객사인 해충방제회사 펠시스(Pelsis)는 센서와 카메라를 내장한 AI 기반 해충 트랩을 개발했다. 해당 트랩은 접착판 이미지를 촬영하고, 트랩 내부의 AI 허브가 곤충의 수, 크기, 종을 판별하고 클라우드로 전송해 잠재적 감염을 경고한다.

 

시리즈A 투자, 710억원 유치…기업가치는 4180억원 평가

브라이트AI는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와 인스파이어드캐피털(Inspired Capital)이 주도하고, 박스그룹(BoxGroup), 말린스파이크(Marlinspike), VSC벤처스(VSC Ventures)가 참여한 시리즈A 투자를 통해 5100만달러(약 710억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브라이트AI의 기업가치는 약 3억달러(약 4180억 원)로 평가됐다. 이전 라운드는 업프런트벤처스(Upfront Ventures)가 주도했으며, 브라이트AI의 총 누적 투자금은 7800만달러(약 1090억원)에 이른다.

코슬라벤처스의 창립자이자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리스트 비노드 코슬라는 브라이트AI가 속한 시장의 특이성에 주목했다.

그는 “다른 AI 시장 부문들과 달리, 이 영역은 기회가 많고 경쟁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프라인, 전신주, 전력 인프라처럼 원격지에 위치한 고부가 인프라 분야에는 경쟁자가 적은 반면 수요는 크며, 시장 규모 또한 매우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조합 비즈니스’가 아닌 회사들은 오히려 더 견고하고, 일단 자리를 잡으면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하드웨어 및 물리적 활용 사업은 소프트웨어보다 잘 해내기가 훨씬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스파이어드캐피털의 공동창립자인 알렉사 본 토벨도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AI의 미래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는 '물리적 세계 AI'에 주목하고 있다”며 “존재하는 모든 전신주를 생각해 보자. 조금이라도 기울어져 있어도 위험하며, 화재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