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반등 시작됐나…2분기 글로벌 자금 49억달러 유입

2025-07-27     유인영 editor
분기별 글로벌 지속가능성 펀드 흐름 / 모닝스타

글로벌 ESG 펀드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던 글로벌 지속가능 펀드 시장이 2분기 들어 회복세로 전환됐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2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2분기 전 세계 지속가능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약 49억달러(약 6조7512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 기록한 118억달러(약 16조2498억원) 규모의 순유출에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유럽이 회복세 주도…신규 ESG 펀드 출시는 태국이 이끌어

2분기 회복세는 유럽 시장이 견인했다. 유럽 지역은 1분기 73억달러(약 10조528억원)가 유출됐으나, 2분기에는 86억달러(약 11조8482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시장 심리 회복을 반영했다.

모닝스타는 이번 반등의 주요 배경으로 유럽 투자자들이 그린워싱 방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게 된 점을 꼽았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의 펀드명 가이드라인 준수 기한 마감일인 5월 21일이 다가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이행에 속도를 냈고, 이에 따라 2분기 유럽 내 펀드 명칭 변경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질적 변화 없이 이름만 바꿨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자 불안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신흥시장은 전 세계 ESG 펀드 출시 수를 이끌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2분기 새롭게 출시된 ESG 펀드는 전 세계 총 72개로, 이 중 절반 이상인 41개의 신규 ESG 펀드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에서 출시됐다.

특히, 37개가 태국에서 출시된 펀드로, ‘태국 ESG 엑스트라 펀드(Thailand ESG Extra Fund, 타이 ESGX)’라는 신규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따라 조성됐다. 타이 ESGX에 투자하는 태국 투자자에게 특별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된다.

타이 ESG X 펀드는 전체 자산의 최소 80%를 지속가능성 또는 환경 특성을 지닌 태국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해야 하며,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중 65%는 태국 ESG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지속가능 펀드, 순자산 규모 3.5조달러…채권형 펀드 성과 두드러져

2025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 지속가능 펀드의 총 순자산 규모는 약 3조5000억달러(약 4822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3조달러(약 4133조원)가 유럽 기반 펀드에 집중돼 있으며, 미국 펀드는 3550억달러(약 490조원)로 전체의 10%에불과했다.

상위 운용사 순위는 블랙록(BlackRock)이 자산 규모 기준 1위를 유지했으며, UBS와 아문디(Amundi)가 뒤를 이었다. 블랙록은 유럽 내 ESG 특화 개방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여전히 선두를 지켰으며, 3990억달러(약 550조2210억원)를 운용하며 전 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자산군별로는 채권형 펀드가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2분기 글로벌 ESG 채권형 펀드에는 총 101억달러(약 13조9188억원)가 유입돼 24억달러(약 3조3074억원)가 유출된 주식형 대비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채권형 선호는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서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정치적 ESG 반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2분기에도 57억달러(약 7조8518억원)가 빠져나가며 11분기 연속 순유출을 이어갔다.

리서치 책임자인 오르탕스 비오이는 블룸버그에 “미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외 지역에서는 ESG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며, 규제 당국들도 기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