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디젤차, 배출 조작 공식 인정…유럽 완성차 첫 법적 판단

2025-08-01     김환이 editor

네덜란드 법원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 4위인 스텔란티스가 보유한 디젤 차량에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이는 독일 업체에 집중됐던 법적 책임이 프랑스·이탈리아계 브랜드로 확대한 첫 사례다.

사진=chatgpt 이미지생성

 

시험 조건에서만 작동한 배출 제어… 2009년부터 “조작 소프트웨어” 인정

3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법원은 스텔란티스 산하 주요 디젤 차량에, 공식 배출가스 테스트 조건에서만 질소산화물(NOx)을 줄이는 방식의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실도로 주행 시에는 배출가스를 제대로 제어하지 않고, 시험 환경일 때만 제어장치가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 장치는 2014년 이후 출시된 푸조·오펠·시트로엥·DS 차량에서 확인됐으며, 오펠 브랜드 차량의 경우 2009년식부터 장착돼 온 것으로 판결문은 밝혔다.

이번 결정은 네덜란드 소비자단체 3곳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한 중간 판단으로, 배상 책임과 보상 기준 등은 향후 본안 심리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자사 차량이 모든 배출가스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판결에 반발했고,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푸조·오펠·DS·지프·크라이슬러 등을 거느린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4위 완성차 그룹으로,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유럽 이어 미국서도 반복된 배출 조작 논란

스텔란티스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반복적으로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2024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디젤차에서 비공인 조작 장치가 발견됐다며 418만5820달러(약 55억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리콜 명령을 내렸다.

해당 장치는 2014~2016년식 램 프로마스터(Ram ProMaster) 밴에 탑재된 것으로, 이 역시 시험 환경 외 실도로 주행 시에는 제어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약 55톤의 초과 배출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CARB는 기술적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장치의 목적과 작동 방식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FCA는 해당 차량을 자발적으로 리콜하고 배출제어시스템을 수정하기로 했으며, 리콜 대상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인증받아 판매된 차량에 한정된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2022년 미국 연방정부와도 가솔린 엔진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3억달러(약 3960억원) 규모의 형사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