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K-ESG 얼라이언스 발족... 10대 그룹 ESG 경영사례 분석 결과 발표도

2021-04-15     김우경 editor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국내 ESG경영 활성화를 위해 'K-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초대 의장에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선임했다. 내달 12일 공식 발족될 K-ESG 얼라이언스는 ESG 경영 확산과 글로벌 사업 추진을 위한 기구다. 

이와 함께, 전경련은 국내 10대 그룹의 ESG 경영 사례를 분석한 결과도 최근 발표했다. 

전경련은 ▲기구설치 구조화 가속(Structuring) ▲국제인증·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등 측정 가능수단 확보(Measure) ▲적극적 동맹 체결(Alliance) ▲소비자·협력사 관계 중심 프로젝트 추진(Relations) ▲친환경 등 기술개발 투자(Tech)의 영문 이니셜 앞글자를 사용해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을 스마트(S.M.A.R.T)로 표현했다.

국내 10대 그룹 중 7곳은 ESG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를 확대 개편했고 LG,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중 설치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료출처=전경련

 

RE100 가입과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또한 환경(E)·사회(S) 분야 가치의 계량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KPMG의 'True Value' 방법을 활용해서 사회·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하고 있다. 영국의 친환경 제품 인증 비영리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제품탄소발자국도 인증받았다. 

SK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해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SK는 바스프, SAP, 노바티스 등이 참여하는 VBA의 부회장사다. VBA(Value Balancing Alliance)는 화폐 가치 측정 글로벌 표준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 연합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CDP(탄소공개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은 삼성전자 등 7개사, 현대차 6개사, LG 8개사, SK 3개사, 롯데 2개사 등이 참여해 매년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보고하고 있다. CDP는 전 세계 주요 상장 기업(상위 500대 FT500 글로벌 인덱스 기업)의 이산화탄소 또는 온실가스배출 정보와 쟁점에 관한 경영 전략을 수집해 연구·분석·평가하는 비영리 기구다.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LG화학과 SK그룹 8개사와 한화큐셀은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고 선언하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민간 이니셔티브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캠페인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애플, 구글, BMW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되어 있다. 

 

기업 간 동맹으로 ESG 경영 시너지 효과

ESG와 관련된 기업 간의 동맹 체결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스페인의 유통 체인 DIA는 동맹을 통해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으로 DIA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편리한 주문 시스템과 함께 제품을 빨리 배송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료출처=전경련

 

국내에서도 지난 6일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현대차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SK E&S ▲한화에너지 ▲두산중공업 ▲E1 ▲효성중공업 ▲DL에너지 등 9개사가 에너지 동맹을 체결했다. 

에너지 동맹은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발맞춰 관련 정책에 공동 대응하고 사업 전략을 함께 고민한다는 취지로 올해 초부터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논의해서 만들어졌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탄소중립과 관련해 자발적 공동체를 만든 첫 사례다.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인천시가 지난달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수소산업기반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와 SK의 수소동맹도 돋보인다. SK가 생산한 수소를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활용하고, 현대차는 SK 측에 수소차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지난달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의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 그룹 경영진은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수소전기차 1500대 공급,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정의선 회장은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SK종합화학은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인 경량 신소재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양사는 지난달 '차량용 경량화 복합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바탕으로 양사는 향후 각자 보유한 플라스틱과 철강 소재의 생산·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철강-플라스틱 복합 신소재를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의 배터리팩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 소재 ▲철강 소재와의 접착력을 극대화하는 플라스틱 소재 ▲자동차 프레임과 같이 외부 충격을 견뎌야 하는 외장재 소재 등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R&D)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을 위해 힘을 합쳤다. 탄소포집 등을 위한 저탄소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그린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지난 5일 양사는 '탄소중립 및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 국내외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화 ▲온실가스 및 환경영향물질 저감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개발 ▲그린수소 사업 및 기술 라이센싱의 공동 참여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를 통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펀드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공동 개발과 특허 공유 등 기술 동맹을 맺었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한솔제지는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 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공동 개발했다.

작년 6월 카카오 판지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지난 2월 제품을 출시했다. 카카오 판지는 초콜릿 원료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분말 형태로 가공한 후 재생펄프와 혼합해 만든 친환경 종이다.  

GS리테일과 GS25는 사업제휴를 통해 GS25에서 수거한 투명 생수병을 재활용해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등산복을 만든다. 또 이들 의류 제품은 다시 GS25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에 함께하면서 사회(S)부분의 협력을 강화했다. 

 

소비자&협력사 위한 ESG경영 통해 상생

기업들은 협력사와 소비자를 위한 ESG 경영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글로벌 공급업체 관계 관리)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RBA에 가입되어 있다. RBA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연합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가입되어 있다. 

삼성카드는 ESG 채권 발행(1,000억 원)을 통해 투자금을 중소가맹점 금융지원과 친환경 차량 금융서비스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통해 협력사의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인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또한, 공급망 ESG 평가 결과에 따라 고위험 협력사를 선정해 개선안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개선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최초로 철강업계 글로벌 이니셔티브 '리스판서블 스틸'에 가입했다. 리스판서블 스틸은 호주에 있는 다국적 비영리단체 '스틸스튜어드십 위원회'가 운영하는 철강 분야 ESG 이니셔티브다. 아르셀로미탈, 아페럼, 블루스코프 등 철강업체를 비롯해 BMW와 광산업체인 BHP 및 글로벌 은행 HSBC 등 철강 및 관련 기업 71곳이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무료 ESG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41개 협력사에서 2019년도 81개사로 대상 협력사를 확대했다. ESG 컨설팅 결과 노동 및 SHE(안전·보건·환경) 분야에서 리스크가 발견되면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고 안정적으로 솔루션이 실행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까지 하는 제도다.

리스크가 발견된 협력사엔 재방문해 개선 여부도 지속적으로 검증한다. 협력사가 희망하는 경우 해당 협력사에 ESG 툴과 전문가 교육 등을 제공해 협력사가 ESG 리스크를 명확히 인식하고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출처=이마트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일상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이마트 매장을 방문하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본품 가격 대비 35~39% 할인된 가격에 채울 수 있다. 

 

친환경 기술개발 대규모 투자

기업들은 친환경 관련 분야에서의 기술개발에도 대규모 투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최대 1조 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해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장 추가 설립 부지 및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배터리 생산에 쓰이는 원료 물질을 추출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을 통해 수산화리튬을 만들면 리튬 광산 생산방식 대비 74%, 리튬 호수 생산방식 대비 41%가량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재생 플라스틱 ▲PCR ABS ▲화이트 PCR PC ▲옥수수 성분의 썩는 플라스틱 PLA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 등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LG화학은 최근 제품들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고무 산업 박람회 '차이나플러스 2021'에서 선보였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그린수소 기술 투자를 통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이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달 말 홍콩 채권시장에서 10억 위안(약 1700억 원) 규모 딤섬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딤섬본드를 조달 목적이 친환경 관련 투자로 제한된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다. 채권을 발행해 확보한 자금은 현재 투자가 한창인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투입할 전망이다. 딤섬본드는 중국식 만두 딤섬과 채권이라는 뜻의 영단어 본드(Bond)를 합한 말로 해외 기업들이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지칭한다.

그 밖에 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 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