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녹색금융 기준 통합…고배출 산업 전환에도 자금 유입 길 열어

2025-08-07     홍명표 editor
 챗GPT가 중국과 녹색금융을 주제로 만든 이미지.

중국이 녹색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 정합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분류 체계를 도입한다.

ESG 전문 매체 ESG투데이는 중국 인민은행(PBOC),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녹색금융 프로젝트 카탈로그(Green Finance Endorsed Project Catalogue)’를 발표했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이했던 분류 기준 하나로 통합, 고배출 산업도 자금 지원

이번 카탈로그는 그동안 녹색채권, 녹색대출 등 개별 금융상품마다 상이했던 분류 기준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주식 상품은 이번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규제 당국에 따르면 이 통합 기준은 모든 녹색 금융상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2025년 10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이번 분류법은 기존보다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 환경 보호, 자원 재활용, 녹색·저탄소 에너지 전환, 생태 보호 및 복원, 녹색 인프라 개선은 물론, ‘녹색 서비스·무역·소비’ 분야까지 포함됐다.

특히 '주요 산업의 녹색·저탄소 전환'이라는 하위 항목이 신설되면서, 아직 녹색으로 분류되지 않는 고배출 산업의 감축 프로젝트에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 산하 지속가능성 분석기관 서스테이너블 피치는 이 분류법이 국제 기준과 일부 부합하지만, ‘그린 인에이블링(green-enabling)’ 활동에 대한 기준이 국제 기준(ICMA 등)보다 느슨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 인에이블링’ 활동이란, 직접적으로 환경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녹색 전환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이다. 국제 기준은 이런 활동의 효과성과 명확한 환경성과를 엄격히 요구하는 반면, 중국 기준은 보다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기준의 일관성과 엄격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피치의 평가다.

 

녹색 금융 시장의 유동성과 자산 관리 효율성 제고가 목표

중국은 이번 카탈로그 도입을 통해 녹색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프로젝트 식별 비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번 체계가 자본 흐름을 산업 탈탄소화 및 녹색 기술의 지역 생산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핵심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도 지속가능 금융을 위한 분류 체계 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싱가포르, 호주, 인도, 캐나다, 홍콩 등 다수 국가가 관련 체계를 도입했거나 개발 중이다.

영국은 최근 자국만의 그린 택소노미 도입 계획을 철회했지만, 중국은 기존 대비 한층 구체화된 기준을 마련하며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