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GDP 감소 62% vs 23%…추정치 논쟁, 피해 현실엔 “이견 없어”
기후변화가 금세기 말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을 62%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동료 과학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심 쟁점은 데이터 오류 가능성과 추정치 과장 여부다. 후속 분석에서는 특정 국가의 이상치가 전체 모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며, 실제 피해 규모는 23% 수준에 그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기존 연구진, “비판 수용…핵심 결론은 유효”
논란의 대상이 된 연구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가 수행했으며, 83개국 데이터를 분석해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정했다. 지난 4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돼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중앙은행 협의체인 녹색금융시스템네트워크(NGFS) 등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됐다.
포츠담 연구진은 2100년까지 대표농도경로(RCP) 8.5 고배출 시나리오하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가 약 62%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유사한 기존 추정치보다 약 3배 더 큰 충격에 해당한다.
그러나 6일 같은 학술지에 발표된 후속 논문에서는 포츠담 연구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비정상적 수치가 전체 결과를 왜곡했으며, 이를 제거할 경우 추정치는 62%에서 23%로 하락해 기존 기후 경제 모델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후속 연구를 공동 저술한 미국 스탠퍼드대 솔로몬 샹(Solomon Hsiang)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데이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값이 포함돼 있었다”며, 모델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포츠담 연구진 성명을 통해 “비판적 검토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분석을 수정했으며, 이에 따라 2050년까지 전 세계 경제 생산량은 기존 평균 19% 하락 예측에서 평균 17% 하락으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간 기후 피해 규모도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막기 위한 감축 비용의 약 5배 수준으로 나타나, 기존에 추정된 6배 대비 낮아졌다.
“23%도 매우 큰 수치…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투자 늘려야”
포츠담 연구진은 여전히 “핵심 결론은 유효하다”고 강조하며,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20세기 중반까지 상당하며 완화 비용을 능가한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주장했다.
후속 연구를 진행한 샹 교수 또한 “GDP 20% 손실도 매우 큰 수치”라며 추정치가 줄어든다 해도 기후 리스크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투자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의 경제 영향에 관한 연구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스탠퍼드대 연구는 과거의 지구온난화 경제 영향 평가가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거시경제적 피해가 기존 추정치보다 6배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들이 국가별 평균기온을 사용한 반면, 글로벌 평균기온은 극단적 기후 현상과 강하게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피해 추정치가 더 크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을 위한 연평균 투자 수요가 2030년까지 약 9조달러(약 1경2465조원), 2050년까지는 연평균 10조달러(약 1경38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