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수소 사업 접은 포테스큐, 中서 용도 제한 없는 2조7400억 대출 확보

2025-08-11     송준호 editor

세계 4위 철광석 기업 포테스큐 메탈그룹이 중국 금융권으로부터 142억위안(약 2조74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 론을 확보했다. 신디케이트 론은 여러 금융기관이 차관단을 구성해 동일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기업이나 정부에 중장기 대출하는 방식이다.

이번 자금은 일반 운영과 탈탄소화 계획에 투입되며, 중국 철강업계와의 녹색철강 협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출은 중국은행과 중국공상은행(ICBC)이 주도했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조건은 5년 만기, 연 3.8%이며, 호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자금 용도에 제한이 없는 대출이다.

 

포테스큐, 중국서 2조7400억원 신디케이트 론…미국 철수 한 달 만에 전략 전환

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포테스큐의 이번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청정에너지 기업 보조금 폐지 법안에 서명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연방 재생에너지 인센티브를 대폭 축소한 직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포테스큐는 미국 청정에너지 지원 축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대표 기업이다. 앤드류 포레스트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애리조나주와 호주 퀸즐랜드에서 진행하던 총 7억달러(약 9717억원) 규모의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중단하며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출 확정 후 “미국이 세계 최대 산업에서 후퇴하는 동안, 중국과 포테스큐는 글로벌 녹색 산업 혁명을 주도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앤드류 포레스트 회장/포테스큐 웹페이지

 

호주·중국 녹색철강 기술 동맹 강화

호주 정부도 중국과의 녹색철강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철강·광업 기업 회의에서 “녹색 철강은 무역 관계 발전과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기회”라고 강조했다.

총리와 동행한 포레스트 회장은 중국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들과 폭넓게 협의해, 호주 철광석과 중국 제철 기술을 결합한 녹색철강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포테스큐는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우강철그룹과 함께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환원 공정을 통해 생산한 철강 원자재 ‘그린 아이언’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호주산 철광석은 브라질이나 기니산보다 품질이 낮아 친환경 제철 공정에 바로 투입하기 어렵다. 포테스큐는 이번 대출로 철광석 전처리 기술과 그린 아이언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석탄 대신 수소나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가공 방식을 적용해 저탄소 철강 원료로 전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