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정치적 유산’ 티베트 수력댐, 환경·사회 리스크로 금융 조달 난항
중국이 티베트에 건설 중인 1조2000억위안(약 211조2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가 환경·사회 리스크로 인해 ‘그린 파이낸싱’ 조달 과정에서 까다로운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지속가능금융 평가기관 서스테이너블 피치(Sustainable Fitch)의 ESG 평가·리서치 총괄 네카 치케오비는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잠재적 환경·사회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며 “투자은행과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효과와 국제 우려가 교차하는 초대형 인프라
중국은 지난 7월 티베트 고원의 동쪽 경계에 위치한 얄룽창포강 하류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총 투자액은 약 1700억 달러(약 238조원)로, 완공 시 연간 3000억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착공 발표 이후 시멘트·산업용 화약·터널 장비·감시 장비 제조업체 주가가 급등했으며, 고용 창출, 경기 부양 등 프로젝트의 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환경 훼손, 지진 위험, 수자원 갈등 등 부정적 파급 가능성도 동시에 부각됐다.
인도·방글라데시 등 하류 국가들은 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수자원 고갈 위험 등을 경고했으며, 글로벌 비영리단체 국제티베트운동(International Campaign for Tibet) 역시 해당 댐 건설이 주민 이주를 야기하고 인도와 방글라데시 지역에 있는 수백만 명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전력 수급 안정과 생태계 보전을 병행할 것이며, 하류 지역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환경·사회 리스크 ‘집중 점검’으로 "민간 자본 조달 제약 있을 것"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프로젝트 자금 대부분이 공공 부문에서 조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지만, 개발사인 중국야장그룹(China Yajiang Group)은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일부 자금을 확보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치케오비 총괄은 “은행과 투자자들은 수자원 가용성, 야생동물, 지역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면밀히 검토한다”며 “환경·사회 리스크가 큰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민간 자본 참여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 부지는 세계적 생물다양성 핵심지대인 티베트 고원에 위치해 있어, 환경단체와 하류 국가의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금융 조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녹색 채권을 발행한 국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대출·채권 발행 규모는 총 845억 달러(약 111조5400억원)에 달하며, 지난 4월에는 해외 투자자 유치를 목표로 한 첫 주권 녹색채권을 60억 위안(약 79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티베트 수력댐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경제 성장과 환경 정책을 동시에 관철하려는 ‘정치적 유산’으로 꼽히지만, 환경·사회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향후 금융 조달 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