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직장인, 기업 기후대응 신뢰 53%→34%… 세대·국가별 인식 격차 뚜렷
고용주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대응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믿는 직원 비율이 최근 몇 년간 약 38%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각) ESG투데이는 딜로이트(Deloitte)가 발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요인이 투자·구매에서부터 고용, 거주지 선택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의사결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전 세계적으로 과반수의 응답자가 기후변화를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원인이 인간 활동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응답자 65%, 기후변화를 비상사태로 인식
전체 응답자의 65%가 기후변화를 비상사태(emergency)로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났지만, 미국에서는 연령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보였다. 미국 응답자의 경우 18~34세 응답자는 55%, 55세 이상은 48%만이 기후변화를 비상사태로 인식했다.
‘기후변화가 비상사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3년 5%포인트 가량 증가했으나, 이후 약 20%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또한 전세계 75%의 응답자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를 믿는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21년 이후 70%에서 78% 범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미국 응답자의 경우 인위적 기후변화를 믿는 비율이 다소 낮지만, 글로벌 평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2023년에는 60%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70%로 상승했다.
고용주의 기후변화 대응 조치 충분한가…미국 53% → 34% 급감
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직장 선택과 소비 관련 행동 및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고용주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2021년의 45%에서 하락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 수치가 2021년 53%에서 올해 34%로 급감했다.
직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회사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응답자의 24%는 지속가능한 기업이나 환경 영향이 적은 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이 채용 제안을 수락하기 전에 회사의 지속가능성 입장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요인이 투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몇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응답자의 33%는 지속가능성과 기후 요인이 투자·펀드·은행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해 2022년의 31%에서 소폭 상승했다.
가격 경쟁력이 지속가능 제품 수요 확대의 핵심
올해 조사에서 38%의 응답자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지속가능 제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 제품에 대한 수요는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지난 몇 년 동안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딜로이트는 지속가능 제품 구매에서 가격이 여전히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이 제시되지 않는 한 수요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 있는 지속가능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재 판매 실적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큰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후변화 요인은 거주지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응답자의 50%는 향후 이사 계획 시 기후변화를 고려하겠다고 답했으며, 11%는 이미 기후 영향으로 이주했거나 이주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18~34세 응답자의 66%는 기후 요인이 거주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편, 딜로이트의 ‘지속가능성 신호 대시보드(Sustainability Signals Dashboard)’는 전 세계 20개국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연 2회 실행하는 설문을 기반으로 환경 인식과 관련 행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