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수요 둔화 직격탄…포드·SK온 합작사, 배터리 판매 다각화 모색

2025-08-20     유인영 editor
사진=블루오벌SK X(트위터)

포드와 SK온이 미국 켄터키에 새로 설립한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잉여 생산량의 외부 판매를 추진 중이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사가 설립한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은 포드 자체 전기차 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은 공장이지만,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생산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 기업 등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마이클 애덤스 블루오벌SK CEO는 “두 모회사 모두 새로운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일본 닛산도 블루오벌SK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에너지 저장·타 완성차업체로 고객 확장

블루오벌SK는 19일 켄터키 1공장의 첫 배터리 출하 소식을 전했다. 켄터키 1공장은 포드와 SK온이 2021년부터 추진한 총 3개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 중 첫 번째 공장이다. 양사는 켄터키와 테네시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짓기로 하고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총 92억달러(약 12조8009억원) 규모의 대출을 확보한 바 있다.

켄터키 1공장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F-150 Lightning)’에 탑재될 배터리를 우선 생산하고 있다. 이후 올해 4분기부터는 전기 밴 ‘E-트랜짓(E-Transit)’에 들어갈 배터리 생산도 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면서 전체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다. 포드는 지난 2분기 F-150 라이트닝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약 1044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오늘 9월 30일 폐지됨에 따라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켄터키 1공장은 당초 2500명 고용을 예고했지만, 현재는 1450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켄터키 2공장은 생산 개시 일정이 보류됐고, 테네시주 스탠턴에 건설 중인 3공장도 포드의 차세대 전기 F시리즈 출시 지연에 맞춰 가동 일정이 미뤄졌다.

애덤스 CEO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자체는 계속 성장하겠지만, 그 속도는 애초 기대보다 훨씬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 지난해 전기차 부문 7조원 적자…소형·저가 EV로 전략 전환

포드는 전기차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대형 고가 차량 대신 소형·저가형 전기차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배터리 원가 절감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다. LFP 배터리는 미시간주에 위치한 30억달러(약 4조1748억원) 규모 신규 공장에서 내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반면, 블루오벌SK 공장은 기존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부문에서 51억달러(약 7조9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포드의 짐 팔리 CEO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는 출시 첫해에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EV 시스템 부문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포드가 합작 배터리 공장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