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인텔 10% 지분 확보 추진…샌더스·트럼프 한목소리

2025-08-21     고현창 editor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초당적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무소속 샌더스 의원은 “연방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덕분에 수익을 내는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면, 미국 납세자는 해당 투자에 대해 합리적인 수익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각) 이 같은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공개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트럼프, 반도체 국유화 방안에 ‘공감대’

트럼프 행정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이하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된 보조금 일부를 인텔 등 기업의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법안은 아시아 중심의 반도체 생산 구조를 미국으로 유치하고, 총 390억달러(약 51조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3년 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함께 상무부가 국채, 지분, 또는 우선채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항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 제안에 동의했다는 점이 반갑다”며, “납세자들이 인텔 같은 거대·수익성 기업에 아무 대가도 없이 수십억달러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이 인텔을 포함한 보조금 수혜 기업들과의 지분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4일 보조금 전환 보도가 나온 뒤 인텔 주가는 9% 가까이 상승했으며,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소프트뱅크의 20억달러(약 2조6400억원) 투자 발표로 다시 5% 이상 반등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인텔의 5대 주주로 올라섰다.

14일 이후 Intel의 주가가 상승했으며, 근 5일 간 평균 약 7% 상승했다. / 출처: 구글

 

정부, 인텔 10% 지분 확보 추진…반도체 전략산업화 가속

추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이 수령한 109억달러(약 14조3800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해 약 10%의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인텔의 현재 시가총액 기준 약 104억달러(약 13조7300억원)에 해당하며, 실현될 경우 미국 정부는 인텔 최대 주주가 된다.

인텔은 이 가운데 79억달러(약 10조4300억원)는 미국 내 생산 투자에, 30억달러(약 3조9600억원)는 국가 안보 관련 프로젝트에 각각 배정받은 바 있다.

이번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산업 육성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Nvidia)와 AMD가 중국에 AI 반도체를 판매하는 조건으로 매출의 15%를 정부에 귀속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희토류 생산 강화를 위해 국방부가 소형 광산업체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이번 정부 지분 확보 방안은 인텔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갖게 되는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는 공공 조달, 국가 안보, 중국 수출 규제 등 지정학적 이슈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인텔 측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는 없다. 한편 리프부 탄 인텔 CEO는 최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놀라운 인물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