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40년 만에 원전 건설 재개…GE·롤스로이스 압축, 관건은 ‘속도’

2025-08-22     홍명표 editor
 스웨덴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유틸리티 기업 바텐폴의 홈페이지.

 

스웨덴이 40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을 재개하며, 사업 파트너 후보를 두 곳으로 압축했다.

21일(현지시각)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은 당초 75개 기업을 검토한 끝에 GE 베르노바와 롤스로이스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바텐폴, SMR 후보 두 곳으로 압축…GE 베르노바·롤스로이스 검토

바텐폴은 미국 GE 베르노바의 ‘BWRX-300’형 SMR 5기, 또는 영국 항공엔진 및 원자력 기업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SMR 3기를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 방안 모두 총 발전 용량은 약 1500MW 규모로, 기존 링할스 원전 부지 내 바뢰 반도에 건설될 예정이다. 두 업체는 기존 원전 프로젝트 경험과 간소화된 설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으며, 바텐폴이 이미 보유한 연료 공급망과 호환된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바텐폴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60년 이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롤스로이스는 자사 SMR 1기만으로도 100만 가구 전력을 60년 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링할스 1·2호기 부지에 추가로 1000MW 원전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원전 부활에 3000억~6000억크로나 지원 검토

스웨덴은 1980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원전 단계적 폐지를 추진했으나, 최근 에너지 안보와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을 전환했다. 의회는 지난 5월 신규 원전 건설 재원을 확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정부는 2035년까지 최소 2500MW, 2045년까지 대형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는 총선 전 첫 삽을 뜨겠다는 일정도 명확히 했다.

에바 부시 부총리는 “이제는 원전을 지을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많이 지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원전 건설사의 자금 조달을 위해 3000억~6000억크로나(약 44조~87조원) 규모의 장기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스웨덴 17개 주요 기업이 참여한 산업 컨소시엄 인두스트리크라프트도 공동투자 의사를 밝혔다. 전력 수요는 녹색철강, 바이오연료, 대규모 수소 생산 같은 신산업 확대로 향후 20년 내 두 배인 30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스웨덴 전력의 90% 이상은 수력(40%), 원자력(30%), 풍력(20%) 등 무탄소 에너지원에서 나온다.

안나 보리 바텐폴 최고경영자는 “이번 결정은 40년 만에 스웨덴에서 추진되는 신규 원전 건설을 향한 또 하나의 단계”라며 “바뢰 반도에서 합리적인 시한과 예산으로 가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