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PA, 소규모 정유사 면제 175건 판정…바이오연료 시장 ‘재분배’ 갈림길

2025-08-25     김환이 editor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소규모 정유사의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 면제 175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EPA는 22일(현지시각) 보도자료에서 에너지부(DOE)와 협의해 2016~2024년까지 각 정유사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했으며, 전면 면제 63건, 부분 면제 77건, 기각 28건, 부적격 7건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6년 이후 누적된 204건 가운데 대부분이 처리됐다.

사진=chatgpt 이미지생성

 

소규모 정유사 예외 규정 175건 반영… 

EPA, "바이오 시장 영향 제한적" 주장

소규모 정유사 면제 제도는 재생연료기준법(RFS)에 따라 도입된 예외 규정이다. 정유사는 매년 수십억 갤런 규모의 바이오연료를 혼합하거나, 이를 이행한 다른 정유사로부터 거래 가능한 크레딧(RINs)을 구매해야 한다. 이 제도는 농가 소득을 높이고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재정적 어려움을 입증한 소규모 정유사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결정에서 전면 면제를 받은 63건은 해당 정유사가 재정적·운영상의 부담을 이유로 의무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된 사례다. 부분 면제로 승인된 77건은 절반의 의무만 면제되며, 나머지는 이행해야 한다. 이 경우 의무 불이행에 따른 법적 책임도 사라진다. 반면 28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기각됐고, 7건은 신청 자체가 자격 미달로 부적격 판단됐다.

EPA는 DOE 연구, 정유사별 개별 사정, 제출 자료를 종합 검토해 면제 여부를 판정했으며, 모든 결정은 법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PA는 이번 결정으로 면제된 규모가 약 53억4000만개의 RIN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RIN은 발급 연도와 그다음 해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2022년 이전 발급분은 2024년 이후 의무 이행에 쓰일 수 없다. 결국 시장에서 활용 가능한 유효 RIN은 약 13억9000만 개에 불과해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EPA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 직후 RIN 가격은 전날 1.07달러(약 1412원)에서 이날 오후 1.16달러(약 1531원)로 뛰었다. 면제로 의무량이 줄어들면 보통 RIN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EPA가 면제분을 다른 정유사에 재분배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실제 시장에서 쓸 수 있는 RIN 물량도 제한적이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연료 업계 “의무 재할당으로 수요 축소 막아야”… 정유업계 '반발'

이번 결정은 미국 재생연료 시장과 정유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핵심 쟁점은 면제로 줄어든 의무량을 다른 정유사에 재분배할지 여부다.

바이오연료 업계는 바이오연료 수요 감소를 우려하며 면제로 사라진 의무량만큼을 타 정유사에 추가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바이오연료 업계 단체인 그로스 에너지(Growth Energy)의 에밀리 스코어 최고경영자는 “EPA는 면제된 모든 혼합 의무를 다른 정유사에게 재할당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바이오연료 수요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재분배 없이 대규모 면제가 시행되면서 RIN 가격은 물론 옥수수·대두 가격까지 동반 하락한 전례가 있다. 농업계와 바이오연료 업계는 재분배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정유업계는 대형 정유사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조치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EPA는 이번 면제 물량의 재분배 여부와 관련한 보충 규정을 관리예산국(OMB·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에 제출했으며, 로이터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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