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워, 유타주와 차세대 원전 MOU… AI·데이터센터 수요 대응

2025-08-26     김환이 editor

미국 유타주가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저장 설비 건설을 위해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와 협력해 부지 선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테라파워와 함께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올해 말까지 원전 시범 부지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스크 최고경영자는 보도자료에서 “나트리움(Natrium) 원자로와 에너지저장 시스템은 산악 서부 지역에 적합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전력망 보장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chatgpt 이미지생성

 

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충족 위해 원전·에너지 저장 부지 물색

이번 협약은 유타주 에너지개발청, 테라파워, 부동산 개발업체 플래그십 컴퍼니가 참여했다. 이들은 인허가 절차, 인프라 접근성, 지역사회 지지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콕스 주지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요한 전력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 개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만 해도 4기가와트(GW)의 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여러 기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요로, 인공지능(AI) 확산과 미국 내 전기화 전환 가속화가 사상 최대로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합의는 콕스 주지사가 추진하는 ‘오퍼레이션 기가와트(Operation Gigawatt)’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향후 10년간 에너지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하고, 유타 및 미국 서부 전역의 안정적 전력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구상이다.

 

테라파워, 나트리움 원자로로 서부 지역 안정적 전력 공급 목표

테라파워는 워싱턴주 벨뷰에 본사를 둔 원자력 기술 기업으로,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나트리움(Natrium) 원자로는 모듈식 설계와 용융염 기반 보조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통해 345~500메가와트(MW)의 전력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 사용량이 현저히 적고 출력 조절이 빠르며,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연계해 재생에너지 통합에도 유리하다. 기존 경수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비해 냉각 과정에서 필요한 물 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미국 서부 지역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라파워는 현재 와이오밍주 퇴역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서 40억달러(약 5조2800억원) 규모의 나트리움 원자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비원전(non-nuclear) 시스템만 건설 허가를 받은 상태이며, 원자로 건설은 2027년 이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엔비디아 벤처투자 부문 엔벤처스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6억5000만달러(약 8580억원)를 확보해 프로젝트 본격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번 유타 프로젝트가 원자력이 미국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원자력은 수십 년간 안전성과 비용 문제로 외면받았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원자력 규제 완화·신규 허가 신속화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원자력 발전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