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사, 글로벌 은행에 "탄소 배출 사업에서 돈 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골드만삭스, HSBC, BNP파리바 등 24개 글로벌 은행들이 대형 투자 기관들로부터 탄소 집약적인 사업에 대한 자금 투자를 중단하고 녹색 대출 규모를 확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문디와 LGIM, NAM 등 총 11조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35곳의 대형 투자 기관들은 은행들에게 임원 급여가 넷제로(탄소중립) 목표와 일치시킬 수 있도록 연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투자 기관들의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석유와 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대형 탄소 배출국에서 탄소 집약적인 사업에 투자하는 은행으로 옮겨진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M&G, NTAM, 아비바 투자 등의 자산운용사들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세계 60대 은행이 화석연료 기업에 3.8조 달러(약 4200조)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는 작년 기준으로 2016년보다 더 높아진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자산운용사 사라신앤파트너스의 스튜어드십 부분 대표 나타샤 랜델-밀스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많은 은행들이 자금 투자 결정 시 기후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탄소 집약적인 활동에 투자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많은 은행들이 넷제로 목표를 세웠지만, 목표에는 은행들이 투자하는 기업들이 발생시키는 스코프 3(조직의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 배출물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목표가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테파니 파이퍼 IIGCC 최고경영자는 "2016년 이후 화석연료에 투자되는 자금이 증가하면서 행동할 때가 왔다"면서 "투자 기관들은 은행들이 명확한 중간 목표를 가지고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약속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 기관들이 "은행들이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업에서 빨리 자금을 회수하고 탄소중립을 향한 명확한 중간 목표를 세우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투자 기관들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구의 기온을 현재보다 2도 낮추는 목표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또한 투자 기관들이 은행들에게 "삼림 벌채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해 배기가스가 발생되는 사업에 대한 대출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들이 '검증되지 않은 탄소 배출 기술'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풍력 발전소와 같은 녹색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탄소 집약적인 사업에 투자한 것을 상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투자기관 헤르메스의 EOS 사업부 책임자 브루스 듀기드는 은행들이 "파리 협정 이행과 탄소 집약적 사업에 대한 투자로 발생되는 재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금 투자에 대한 극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는 "투자 기관들과의 대화를 환영한다"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여부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져야 할 책임의 핵심 초점으로 정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