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동향】 녹색전환연구소, ‘AI 시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 방안’ 보고서 발간
- 국내 주요 기업 데이터센터, 2024년 배출량 99만 톤…전년 대비 16% 급증 - 구글은 위치별 물 사용량까지 공개…국내 기업 여전히 불투명·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 사실상 제도적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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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활용으로 데이터센터 수요와 증설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AI 시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방안: 국내 기업의 현주소와 과제’ 보고서를 1일 발간하며, 국내외 주요 기업의 데이터센터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외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의 환경 영향’과 ‘AI 환경 영향 전략’을 평가한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해외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관리에서 포괄적 관리 전략과 투명한 공개 체계를 보이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목표 부재 ▲총 에너지 사용량 절감 전략 부족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 비중 낮음 ▲정보 공개 미흡 등 전반인 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는 2025년도에 발간된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기본 자료로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했다. 분석 대상은 ①네이버(2곳) ②카카오(1곳) ③LG CNS(4곳) ④삼성SDS(5곳) ⑤SK브로드밴드(8곳) ⑥KT 클라우드(16곳) 등이다.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을 관리하는 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⑦SK텔레콤 ⑧KT 역시 분석했다.
단, KT 클라우드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모기업인 KT 역시 보고서에서도 데이터센터 관련 항목을 별도로 확인하기 어려워 ‘정보 없음(NA)’으로 분류됐다.
2024년 국내 5개 기업 데이터센터 배출량 전년 대비 16% ↑
KT 클라우드를 제외한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5개 기업의 2024년 지역 기반(스코프2) 총배출량은 99만 톤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재생에너지 구매량은 크게 늘지 않아, 시장 기반(스코프2) 배출량은 95만 톤으로 지역 기반 배출량과 거의 차이 없는 수준(97%)에 머물렀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역 기반(스코프2) 데이터센터 배출량이 전년 대비 각각 50.8%와 99.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기반 배출량이 지역 기반의 약 13% 수준까지 낮아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즉,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정보 공개 투명성에서도 기업 간 격차가 나타났다. 네이버, 카카오, LG CNS만 데이터센터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 반면,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삼성SDS, SK브로드밴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카카오는 자사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임차 데이터센터 배출량까지 공개했으나, 네이버는 이를 스코프3 배출량(임차자산)으로 분류해 공개했다. 이처럼 기업별로 공개 방식이 달라, 통일된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LG CNS만 전력사용량 공개…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비중 6% 불과”
국내 기업 가운데 데이터센터별 전력사용량을 공개한 곳은 LG CNS 뿐이었다. 이 역시 부록의 온실가스 검증의견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구글·메타(구 페이스북)·애플 등은 데이터센터 총 전력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메타와 애플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별로 전력사용량을 별도 공개하는 등 정보 접근성과 관리 수준에서 국내 기업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재생에너지 전환 역시도 국내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었다. 네이버, 카카오, SK브로드밴드, 삼성SDS 등 일부 기업은 에너지 사용 비율을 공개했다.
그러나 ‘녹색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도 6% 내외에 머무는 수준이었다. 특히, LG CNS(0.1%)와 삼성SDS(1.3%)는 거의 최하위 수준이었다. 이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국내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 엉망…‘지속가능한 AI 체계’ 구축 필요
주요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AI와 데이터센터 확장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요인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와 클라우드 확장으로 인해 지난해 자사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대비 2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보고서에서는 AI의 긍정적 가치와 효율성 개선만을 집중 부각해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의 경우 AI 기술 자체의 환경 영향에 대해 직접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 역시 AI 사용에 따른 환경 영향에 대한 인식 평가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KT와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환경 영향 인식과 대응은 사실상 소홀한 것으로 평가됐다.
데이터센터에 따른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 경쟁력 중심 접근을 넘어 생태계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의 비전이 필요하다.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총 에너지 사용 절감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물 사용·생물다양성 관리 확대 ▲환경 데이터 투명 공개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독일·중국은 데이터센터에 대해 에너지·물·재생에너지 지표를 법적으로 관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제도적 공백 상태라며 정부의 지표 설정과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주저자인 서진석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은 “AI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환경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은 재생에너지·물 관리 등 개선 노력과 투명성을 강화하지만 국내 기업은 지표 관리와 공개마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강민영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별 에너지·물 사용 현황 등을 대중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