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100% 재생에너지 조건 DC 인센티브…352조원 투자 기대

2025-09-01     고현창 editor

브라질 정부가 외국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정국 변동으로 한차례 연기됐던 세제 혜택 방안을 9월 초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질 경제정책 당국자는 ‘레데이터(Redata)’ 세제 혜택 프로그램이 미국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겨냥해 우호적 신호를 보내려는 목적에서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풍부하고 저렴한 수력·풍력 기반 전력을 앞세워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부상하고 있으며, 레데이터를 통한 투자 유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브라질 국기와 데이터센터 전경 예시 / ChatGPT 이미지 생성

 

세제 감면으로 미국 빅테크 투자 유도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정치적 우군’으로 여겨왔다. 보우소나루가 집권 당시 친미적 외교와 규제 완화 노선을 앞세우며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모의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명분으로 브라질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브라질의 미국 빅테크 규제와 소셜미디어 검열 논란도 관세 조치의 배경에 포함됐다.

브라질 정부는 이런 통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WTO에 공식 제소하는 동시에, 레데이터를 통해 미국 기업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경제정책 당국자는 “레데이터는 미국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 일부 주는 에너지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제한되고 있지만 브라질은 잉여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대미 관계 개선 카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빅테크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하려 했으나, 미국과의 마찰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미국과의 협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생에너지 조건 걸린 ‘레데이터’…투자 기대감 고조

레데이터 프로그램은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해 연방세(PIS·Cofins·IPI 등)와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한다고도 전했다. 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2조헤알(약 352조원) 규모의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브라질은 지난 7월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꼽히는 수출가공구역(ZPE) 규정을 개정하며 첫발을 뗐다. 모든 ZPE가 신규 건설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만 전력을 조달하도록 한 것이다. 입지 규제까지 재생에너지 의무를 강화한 셈으로, 해당 제도는 의회 승인을 거쳐야 최종 효력을 유지하게 된다.

레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브라질은 저렴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북동부 페셍 항만 단지에서는 브라질 신재생에너지 기업 카사 도스 벤토스와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합작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세제 혜택과 100% 재생에너지 요건, ZPE 규제 개정이 맞물리면서 브라질이 저렴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