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 100개사에 ESG 취약성 점수 등급매겨... 신용평가사의 ESG 진출 가시화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기반의 100개 유틸리티(전기, 수도, 가스) 기업에 ESG 취약성 등급(Ratings’ ESG Vulnerability Scores, 이하 ESG.VS)을 부여한 것으로 12일 드러났다.
피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등급은 최장 2050년까지 ESG가 부각된다는 전제를 상정하고,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인 신용 리스크와 스트레스 시나리오에 대한 기업 신용도의 상대적인 취약성을 평가한다.
조사 결과, 유틸리티 부문의 ESG 취약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었다. 유틸리티의 ESG 취약성 등급은 대체로 0에서 100까지의 점수 중 최소 15에서 최대 60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기업이 ESG 이슈와 에너지 전환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나 전기 송배전 등의 업종에서는 세전·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증가하는 반면, 난방기업 및 석탄 회사 등은 EBITDA가 제한적이라고 피치는 밝혔다.
각 기업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 에넬(Enel, A-/Stable)은 14.4점, 스페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 BBB+/stable) 12.6점, EDP(BBB-/positive)는 14.7점 등 에너지 전환을 리드하는 통합 유틸리티 기업들의 경우 ESG 취약성 등급이 15점으로 비슷하게 나왔다. 신용등급은 비록 달라도, 이들의 비즈니스 믹스(mix)가 유사하고 에너지 전환의 대표주자로서 갖는 상징적 효과 등이 감안된 것이다.
반면 프랑스의 엔지(Engie, A-/stable)는 33.8점, 스페인의 내츄지에너지그룹(Naturgy Energy Group, BBB/stable)은 33.8점으로 ESG 취약성 등급이 다소 높았다. 피치는 “향후 전기 송배전(T&D)과 가스화력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가스 송배전(T&D)은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 전환 리스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피치에 따르면, ESG 취약성 등급의 차이는 자산 규모, 자금조달 비용, 강력한 ESG 전략의 유무, 해당 지역의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의 지원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피치는 지난해 10월 유틸리티부문에 대한 장기적인 ESG 취약성 점수에 관한 파일럿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이번에는 여기에 지역의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 매출 안정성, 비용 및 자산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점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