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리오틴토·글렌코어, 아르헨티나 구리 광산 주목…IMF 구제금융 웃도는 470억달러 기회

2025-09-08     홍명표 editor

 

아르헨티나 정부가 구리 광산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 픽사베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구리 광산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5일(현지시각) CNBC는 하비에르 마일리 대통령이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과 탈탄소 전환에 따라 급증하는 구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단위의 구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일리 대통령, '아나코-자본주의' 일환으로 구리 프로젝트 추진

마일리 대통령은 2023년 집권 이후 스스로를 ‘아나코-자본주의자(무정부주의와 극단적 시장 자유화를 결합한 사상)’라고 규정하며 급진적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핵심이 바로 광업 육성이다. 정부는 세제·무역·외환 혜택을 30년간 제공하는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RIGI)를 도입했다.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3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프로젝트 20건이 RIGI 진입을 신청했으며, 이 중 4분의 3이 광업 관련이다. 구리 프로젝트만 16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해 비광업 전체를 넘어섰다.

BHP, 글렌코어, 리오틴토 등 글로벌 자원 메이저들도 아르헨티나를 주목하고 있다. 리오틴토와 글렌코어 경영진은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해 마일리 대통령과 직접 회동했다. 국제광업금속협의회(ICMM) 로 다완 CEO는 “아르헨티나는 오늘날 가장 흥미로운 구리 스토리”라며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칠레 국경 인접 지역의 비쿠냐 광구는 세계적 구리 매장지로 꼽힌다. BHP와 룬딘이 공동 운영하는 해당 프로젝트는 요세마리아와 필로델솔 광산에서 확인 매장량만 1300만 톤, 추정 매장량은 2500만 톤으로 평가된다. 다완 CEO는 “비쿠냐 프로젝트는 구리에 있어 서호주가 철광석에서 차지한 중요성과 맞먹는다”고 평가했다.

 

정책 일관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구리 프로젝트 성공도 미지수

글로벌 구리 수요는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과 에너지 전환에 힘입어 공급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컨설팅사 CRU 그룹은 아르헨티나의 잠재 구리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2040년까지 최대 470억달러(약 65조원)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2018년 IMF 구제금융 기록 규모인 440억달러(약 61조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변동성 높은 경제와 정치적 진폭은 여전히 큰 변수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마리아노 마차도 애널리스트는 “정책 일관성과 사회적 수용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이번 기회도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산 개발 과정에서 물 부족, 빙하 보전,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싼 반(反)광업 운동이 확산될 가능성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