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PFAS 생활용품 전면 금지…2031년까지 단계적 퇴출

2025-09-16     고현창 editor

캘리포니아주가 조리도구와 생활용품에서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CBS는 13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상원 법안 682호(SB 682)를 찬성 41, 반대 19, 미참여 20으로 가결했으며, 개정안은 상원을 통과한 뒤 개빈 뉴섬 주지사 서명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PFAS 단계적 퇴출… 캘리포니아, 2028~2031년 전면 금지 일정

이번 법안은 조리도구, 청소용품, 치실, 스키 왁스, 식품 포장재, 일부 아동용품에서 PFAS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PFAS 노출은 환경과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단계적 퇴출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PFAS는 70년 이상 사용돼 온 수천 종의 화학물질군으로, 열·물·얼룩에 강한 특성 때문에 다양한 소비재·상업용·산업용 제품에 널리 쓰여 왔다. 하지만 자연에 장기간 잔류하며 사람과 동물의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또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대다수의 혈액에서 PFAS가 검출되고 있으며, PFAS 노출은 신장암·고환암 등 각종 건강 피해와 연관돼 있다고 전해져 이에 대한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10월 12일까지 법안에 서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법안이 서명되면 제조사와 소매업체에는 유예 기간이 부여된다. 조리기구는 2030년까지, 일부 청소용품은 2031년까지, 그 외 제품은 2028년까지 법을 준수해야 한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카펫, 섬유, 소방용 거품에서 PFAS를 금지한 바 있으며,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12개 이상 주에서는 섬유, 일부 아동용품, 소방용 거품, 화장품 등에서 PFAS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은 테플론(Teflon) 코팅이 된 논스틱 팬이다. 논스틱 팬은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라는 PFAS 계열 화합물로 코팅돼 있다.

자연보호를 위한 단체에 따르면 기름때, 얼룩 등에 대한 내성을 위해 프라이팬에 PFAS 화학 물질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일부 셰프들은 해당 물질은 PTFE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PFAS보다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반론했다. / 이미지 출처 Cooker King, Unsplash

 

셰프·업계 “PTFE는 안전”… 환경단체·활동가 반격

쿡웨어 지속가능성 연합(Cookware Sustainability Alliance)은 유명 셰프들과 함께 법안에 반대 입장을 제출했다. 쿡웨어 지속가능성 연합의 스티브 번스 전무는 CBS뉴스 인터뷰에서 “논스틱 팬의 테플론 코팅은 플루오로폴리머로, 기술적으로 PFAS 계열이지만 수십 년간 안전성과 비활성 특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1960년대부터 미 식품의약국(FDA)은 PTFE를 식품 접촉용으로 승인해왔고, 2025년 초에도 PTFE 사용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레이첼 레이 셰프도 “캘리포니아와 지구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과학적 근거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책임 있게 제조·사용된 PTFE는 안전하고 효과적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자연자원보호협의회(NRDC)와 환경워킹그룹(EWG)은 테플론 코팅 팬이 긁히거나 과열될 경우 PFAS 입자와 증기가 방출돼 음식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NRDC의 안나 리드는 “PTFE는 사실상 PFAS의 플라스틱화 버전”이라며 “과열 시 PFAS가 방출돼 흡입되거나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은 규모의 연구 결과와 추가 연구들도 테플론 사용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벤 앨런 캘리포니아 상원의원(민주당)은 성명에서 “PFAS는 시장 전반에 과도하게 퍼져 있으며,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SB 682는 건강과 안전을 기업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