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싱가포르, 파리협정 6조 기반 탄소크레딧 협정 체결... 아세안 탄소시장 선점 나서

2025-09-17     홍명표 editor
 싱가포르 정부의 지속가능발전과 환경부의 홈페이지.

베트남과 싱가포르가 파리협정 제6조에 근거한 탄소크레딧 협력에 나섰다. 이번 합의로 베트남 내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가 창출한 크레딧을 싱가포르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카본헤럴드에 따르면 협정은 15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트란 득 탕 베트남 농업환경부 장관 대행과 그레이스 푸 싱가포르 지속가능발전환경부 장관이 서명했다. 양국은 이 협정을 통해 아세안 지역에서 국제 탄소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게 됐다.

 

파리협정 6조 ITMO 메커니즘 실제 적용

이번 협정은 파리협정 제6조가 규정한 국외감축실적(ITMO) 메커니즘을 실제 적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6조는 각국이 독자적으로만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신, 다른 나라와 협력해 줄인 성과를 서로 사고팔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ITMO는 한 나라가 감축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일부를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A국이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였을 경우, 이 중 40만 톤을 B국에 이전하면, A국은 자본과 투자를 유치하고 B국은 자국 감축 목표 달성에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내에서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 감축 실적 활용을 적극 모색해 왔으며, 베트남은 재생에너지·지속가능 농업 전환을 위한 자본 조달이 필요했다. 이번 협력은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기후재원 조달과 청정기술 투자 확대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게 됐다.

 

신산업 창출과 지역사회 편익 기대

푸 장관은 협정이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고 저탄소 경제 전환 과정에서 신산업과 고용 창출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제도가 감축 노력을 촉진하고 아세안 전역의 기후 대응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농업환경부는 향후 프로젝트 승인 절차와 적용 가능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고품질 탄소프로젝트 유치가 가능해지면 베트남은 국제 신뢰도를 높이고, 탄소시장 참여국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정은 해외 자본 유입을 촉진해 베트남 지역사회에 일자리 창출, 수자원 접근성 개선, 에너지 안보 강화, 대기오염 저감 등 다양한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카본헤럴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배출권 거래를 넘어 지역 개발과 지속가능성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