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V 세액공제 종료 카운트다운…스타트업 슬레이트 vs 포드, 저가 전기 픽업 경쟁
30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각)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가 3만달러(약 4137만원) 미만 가격대의 전기 픽업트럭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신차 평균가격 4만9100달러…옵션 인플레이션 여전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2만5000달러(약 3453만원) 미만의 신규 모델이 43종 있었지만, 지금은 5종에 불과하다. 이 중 전기차는 단 한 대도 없다.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현재 4만9100달러(약 6781만원)로, 2019년 여름 대비 약 3분의 1 가까이 올랐다. 전기차 평균 가격은 그보다 8000달러(약 1105만원) 더 높다. 가격 상승은 주로 옵션과 사양 추가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병목으로 부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완성차 업체들이 한정된 자원을 더 비싼 고급 모델에 집중적으로 투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판매된 신차의 평균 거래가격은 기본형 가격 대비 3분의 1 높았다. 기본형 모델이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 컨설팅업체 오토퍼시픽 3만5000달러(약 4834만원) 이하 차량 구매 예정자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꼭 원하는 기능은 안전사양 몇 가지뿐이었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슬레이트의 기본형 모델인 ‘블랭크 슬레이트’는 이 부분을 노렸다. 이 모델에는 터치스크린, 통풍시트, 에어컨, 사륜구동, 스테레오, 운전자 보조기능 등이 전혀 없다.
기본 가격은 2만5000달러(약 3453만원)대부터 시작하며, 스피커·예비 타이어·SUV 전환 키트 등 옵션은 별도 구매 방식이다. 슬레이트는 미국의 연간 16만대 규모 소형 픽업 시장을 넘어 430만대 소형 SUV까지 노리고 있다.
슬레이트의 크리스 바만 CEO는 런칭 행사에서 “‘저렴한(affordable) 가격’의 정의가 망가졌다”며, “차가 아닌 모든 것을 빼냈다”고 말했다.
포드·도요타도 소형 트럭시장 노리고 있어
그러나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 오토퍼시픽의 에드 킴 수석애널리스트는 슬레이트가 두 가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우선 기본형 트럭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같은 값에 더 많은 사양을 갖춘 중고차를 선택할 수 있고, 둘째로 상위 사양의 슬레이트 모델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포드 매버릭 같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신차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매버릭의 시작가는 약 2만7000달러(약 3729만원)다.
포드는 이미 올 8월 약 3만달러(약 4143만원)짜리 중형 전기 트럭, 4만달러(약 5524만원) 이하 전기 SUV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짐 팔리 CEO는 “저렴한 전기차로 엄청난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포드의 모델T 시절 같은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도 소형 트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중형 픽업 타코마는 현재 약 3만2000달러(약 4419만원)에 판매 중이며, 더 저렴한 소형 트럭이 출시된다면, 소비자의 선택지는 늘어난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0%가 전기차 구매 의향을 갖고 있지만, 가격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블룸버그NEF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최대 7500달러(약 1036만원)의 연방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전기차 점유율은 2030년 27%에 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NEF는 전기차가 2028년쯤이면 내연기관차보다 같거나 더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