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폴란드, ‘재활용 가능’ 마케팅 그린워싱 소송…10월 보증금 반환제 도입 앞둬

2025-09-19     홍명표 editor
 그린워싱 혐의를 받고 있는 폴란드 네슬레의 브랜드 중 하나인 나웬초비안카의 웹사이트.

플라스틱 재활용을 강조한 네슬레 폴란드의 생수 마케팅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각) 국제 환경법률단체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는 네슬레 폴란드의 생수 브랜드 나웬초비안카(Nałęczowianka)를 상대로 바르샤바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포장 문구와 소비자 인식의 괴리

문제가 된 제품은 네슬레 폴란드가 판매하는 나웬초비안카다. 병 포장에는 “나는 또 다른 병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재활용 가능하다”, “나는 100% 재활용 PET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문구가 표기돼 있으며, 병뚜껑과 라벨은 제외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이 같은 표현이 일회용 플라스틱이 무해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상을 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단체가 의뢰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플라스틱 포장이 생애주기 전반에서 환경에 해롭다고 답했지만, ‘재활용 가능’ 문구가 있으면 응답자의 3분의 2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실적은 제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 중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은 9%에 불과하고, 폴란드 역시 재활용률이 3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클라이언트어스의 카밀라 드제비츠카 변호사는 “재활용은 필요하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다”며 “플라스틱은 무한히 재활용되지 못하고 결국 매립이나 소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그린워싱 소송 잇따라

이번 소송은 기업의 재활용 마케팅을 둘러싼 국제적 법적 대응 흐름 속에서 제기됐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지난해 유럽 소비자단체 BEUC와 함께 코카콜라·네슬레·다논을 상대로 ‘100% 재활용’ 문구가 소비자를 오도한다는 공동 제소를 지원했다.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코카콜라가 관련 문구를 삭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 검찰이 2024년 엑손모빌을 상대로 수십 년간 플라스틱 재활용 효과를 과장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프랑스에서는 파리올림픽 기간 코카콜라의 광고가 그린워싱 혐의로 형사 고발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네슬레 폴란드는 자사가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폴란드는 오는 10월 병 보증금 반환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에디는 이 제도가 포장재 회수율을 현재 30%대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의 ‘재활용 가능’ 문구가 실제 성과와 괴리되지 않도록 만드는 중요한 제도적 변화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