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오스테드 손 들어줘…중단됐던 해상풍력 공사 재개
덴마크 에너지기업 오스테드(Orsted)가 미국 로드아일랜드 연안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레볼루션 윈드(Revolution Wind)’ 공사를 재개하게 됐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이날 레볼루션 윈드가 예정대로 공사를 이어가지 못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사 중단 명령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 재개를 허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오스테드, “가능한 한 신속히 건설 재개할 것”
오스테드는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가능한 한 신속히 건설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오스테드의 미국예탁증권(ADR)은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다. 레볼루션 윈드 프로젝트는 지난달 22일 중단됐을 당시 이미 공정률이 80%에 달한 상태였다.
레볼루션 윈드는 오스테드와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가 공동 소유한 법인으로, 여러 행정부와 수년간 협력한 사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돌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연방법에도 어긋난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해 왔다.
램버스 판사는 레볼루션 윈드 측의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며, 가처분 판결문에서 “공사를 유지하는 것이 공익에도 부합한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행정명령을 통해 해상풍력 사업에 연이어 제동을 걸어 왔다. 미 내무부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레볼루션 윈드 건설이 재개되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국가안보 및 대륙붕의 다른 용도 사용을 저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 348억원 손실…법원 판결로 숨통 트인 오스테드
이번 판결은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오스테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오스테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강화로 미국 사업 모델이 흔들리면서 600억덴마크크로네(약 13조2036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오스테드는 지난주 투자설명서에서 레볼루션 윈드 공사 지연으로 주당 2500만달러(약 348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볼루션 윈드 자체에 대한 추가 지출뿐만 아니라 뉴욕 연안에서 추진 중인 또 다른 대형 프로젝트 ‘선라이즈 윈드(Sunrise Wind)’에 미치는 간접 비용도 포함된다.
오스테드는 9월 말까지 중단 명령이 해제되지 않으면 공급업체 계약 재협상과 전력공급 지연에 따른 벌금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며, 심각한 경우 프로젝트 자체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레볼루션 윈드에는 이미 50억달러(약 6조9600억원) 이상이 투입되었으며, 중단 시 10억달러(약 1조3920억원)가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오스테드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코네티컷주의 윌리엄 통 법무장관은 “법원이 근거 없는 중단 명령의 자의성과 비합리성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