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스, 재생에너지 자산 매각…투자자 부채 우려 여전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가 급격히 늘어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자산 매각과 연간 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토탈에너지스가 2030년까지 총 75억달러(약 11조원)의 절감 계획을 내놨으나, 시장 불신 속에 주가는 2%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토탈에너지스, 아다니 지분 매각 추진…태양광 자산도 KKR에 넘겨
토탈에너지스는 보유 중인 재생에너지 자산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포트폴리오의 약 25%를 차지하는 인도 아다니 그룹과의 합작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패트릭 푸야네 CEO는 “아다니 그린에너지는 성장하는 좋은 기업이지만 앞으로 협력을 확대하지 않겠다”며 “20억달러(약 3조원)에 매입한 지분이 현재 약 80억달러(약 11조원) 가치로 평가되는 만큼 매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북미 지역에서 운영 중인 1.4GW(기가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소 포트폴리오의 50%를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9억5000만달러(약 1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은행 리파이낸싱이 포함된 구조로, 회사는 이를 통해 연말까지 총 35억달러(약 5조원)를 확보할 계획이다.
토탈에너지스는 동시에 화석연료 자산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콘티넨털 리소시스의 가스전 지분 49%를 인수하기로 했다. 푸야네 CEO는 “간헐적인 풍력·태양광 발전을 보완하려면 백업 전력이 필요하다”며 가스발전소 투자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축소에도 부채 관리 불신 여전
토탈에너지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자본적 지출(Capex)을 150억달러(약 21조원)에서 170억달러(약 24조원)로 줄여 총 75억달러(약 11조원)를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약 10억달러(약 1조원)씩 줄이는 규모다. 또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분기별 자사주 매입 규모도 축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채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채가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순부채비율은 8%에서 18%로 급등했다. 임대부채와 하이브리드 채권까지 포함하면 28%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푸야네 CEO는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5%로 낮출 것”이라고 했지만, 캐나다 은행 RBC는 “투자 축소와 매각 규모는 제한적이며 현재 원자재 가격 환경에서는 부채 관리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자산 매각도 순탄치 않다. 토탈에너지스는 최근 나이지리아 봉가 유전 지분 12.5%를 셸과 아지프에 5억1000만달러(약 7170억원)에 매각했지만, 나이지리아 SPDC 지분 8억6000만달러(약 1조원) 매각은 채팔 에너지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 영국 서부 셰틀랜드 가스전 매각도 인수 예정기업인 프랙스 그룹의 파산으로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