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박스, 기아 EV9과 협력...美서 양방향 전기차 충전기로, 가정에 전력 공급

2025-10-15     이재영 editor
기아 EV9 전기차가 월박스의 Quasar 2 양방향 충전기에 연결된 모습./ 윌박스

스페인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월박스(Wallbox)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Menifee) 지역에서 양방향 전기차 충전기 ‘콰사2(Quasar 2)’의 첫 주거용 설치를 완료했다고 15일(현지시각) EV리포트가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아 미국법인(Kia America)과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 Irvine)가 협력 파트너로 참여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가정용 에너지로 전환하는, 일명 ‘V2H(Vehicle-to-Home)’ 기술 실증을 위해,  EV9이 가정에 백업 전력을 제공하도록 했다. 

기아의 전기 SUV인 EV9이 콰사2와 연동돼,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가정으로 방전해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아 EV9, ‘움직이는 발전소’로 변신…에너지 절감·안정성 강화

월박스의 콰사2는 양방향 충전기로, 전기차를 가정용 에너지 자산으로 활용한다. 전기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대에는 차량에 저장된 전기를 공급해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고, 정전 시에는 가정에 백업 전원을 제공한다. 월박스의 사업개발 총괄 더글러스 알파로는 “콰사2는 모든 전기차를 하나의 에너지 자산으로 바꾸는 기술”이라며 “이제 사용자는 자신의 차량을 통해 직접 에너지를 관리하고, 에너지 독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에서 기술적 핵심 역할을 맡았다. EV9은 기아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인 ‘기아 커넥트(Kia Connect)’를 통해 V2H 기능을 구현하며, 차량과 주택 간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아는 향후 이 기능을 미국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 미국법인 수지트 소마세카란 디렉터는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일상적인 에너지의 중심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아는 차량과 주택, 그리드를 잇는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UC어바인, 실증 데이터로 기술 확산 기반 구축

UC어바인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연구 파트너로 참여했다. UC어바인 스콧 새뮤얼슨 교수는 “양방향 충전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대중화를 위한 핵심”이라며 “산업계와 학계의 협력이 기술 확산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C어바인은 전기차, 주택, 전력망을 통합하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의 구축 가능성을 실험하며, 향후 지역 단위의 에너지 전환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월박스는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설립된 글로벌 전기차 충전,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월박스는 콰사2의 첫 설치를 계기로 미국 내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분산형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월박스는 “앞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주거, 상업, 공공 부문에 걸친 통합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기차를 활용한 가정 단위의 에너지 전환이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