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항공사 ESG 통합인증제 도입…항공산업 지속가능성 새 기준 세운다

2025-10-22     홍명표 editor

국제항공운송협회(이하 IATA)가 20일(현지시각) 전 세계 항공사의 ESG 경영을 통합 관리하고 인증하는 새 프로그램인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ntegrated Sustainability Program, ISP)’을 공식 발표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ESG 경영 통합 프로그램 출시했다./IATA 홈페이지

 

ESG 경영을 하나로 묶는 항공업계 첫 글로벌 프레임워크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SP)은 항공사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관련 활동을 하나의 체계로 평가하는 항공업계 최초의 글로벌 인증제도다.

기존 환경 중심의 ‘IATA 환경평가 프로그램(IEnvA)’을 확대해, 사회적 책임과 공급망, 지배구조까지 포괄하도록 설계됐다. IATA는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SP)을 통해 각 항공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국제표준에 맞춰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마리 오웬스 톰슨(Marie Owens Thomsen) IATA 지속가능성 담당 수석부사장은 “ISP 인증은 항공사가 가장 폭넓은 수준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수행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제도”라며 “투자자와 소비자, 규제 기관에 ESG 성과를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터 공급망까지…4개 핵심 모듈 구성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SP)은 ▲환경경영(Environmental Management) ▲지속가능조달(Sustainable Procure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성과 측정(Sustainability Performance) 등 4개의 모듈로 구성됐다.

항공사는 모듈별로 또는 통합 인증 형태로 참여할 수 있으며, 인증 유효기간은 2년이다. 이후에는 독립기관의 재평가를 거쳐야 한다.

먼저, ‘환경경영’ 모듈은 ISO14001:2015 국제표준을 적용해 탄소배출, 폐기물, 소음 등 환경 영향을 체계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기존 IEnvA 인증 항공사는 자동으로 ISP 체계로 전환된다. ISO14001:2015는 기업이나 기관이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해 환경 영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국제표준이다.

‘지속가능조달’ 모듈은 ISO20400:2017 기준에 따라 공급망의 ESG 리스크를 점검한다. 항공사가 부품·식자재·서비스를 구매할 때 협력업체의 환경·인권·노동 준수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ISO20400:2017은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공급망 전반에 걸쳐 환경·인권·윤리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도록 안내하는 국제조달 기준이다.

‘사회적 책임’ 모듈은 ISO26000:2010, UN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등을 기반으로, 노동·인권·지역사회 참여 등 사회적 책임을 다룬다. ISO26000:2010은 기업과 조직이 인권, 노동, 환경, 윤리 등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원칙과 실행 지침을 제시하는 국제표준이다.

끝으로, ‘성과 측정’ 모듈은 ESG 데이터를 정량화해 항공사가 성과를 추적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최근 강화되는 투자자와 규제기관의 공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첫 인증은 뉴질랜드항공·에바항공…항공 ESG 경쟁 본격화

IATA는 이번에 홍콩에서 열린 심포지엄 현장에서 뉴질랜드항공(Air New Zealand)과 에바항공(EVA Air)이 ‘지속가능조달’ 모듈의 첫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항공의 키리 해니핀(Kiri Hannifin) 지속가능성·기업홍보 총괄은 “항공산업 전체의 기준을 함께 끌어올리고, ‘지속가능한 경영이 곧 올바른 비즈니스’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바항공의 제이슨 리우(Jason Liu) 지속가능성책임자는 “이번 인증은 에바항공의 지속가능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협력사와 함께 윤리적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대…지속가능성 ‘새 경쟁 축’ 부상

IATA는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SP)을 향후 지상조업사, 화물운송업체, 공항, 정비·기내식 업체 등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업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기준을 보완하고, 변화하는 국제 ESG 규제 환경에 발맞춰 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2%를 차지한다. 그만큼 기후 대응과 ESG 경영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이미 항공사의 ESG 공시 수준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IATA는 “통합 지속가능성 프로그램(ISP)을 통해 항공사가 국제사회에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