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 ISS, 시장 영향력 확대...일론 머스크, '보이지 않는 권력' 비판
글로벌 ESG 데이터 분석 및 거버넌스 전문기관 ISS 그룹이 기후 리스크 분석부터 의결권 자문까지, 투자 의사결정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ISS 스톡스의 지속가능투자 부문인 ‘ISS 지속가능성 솔루션즈(ISS Sustainability Solutions)’는 23일(현지시각) ‘실물자산 기후 솔루션(Real Asset Climate Solutions)’을 출시했다.
한편, CNBC는 같은 날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CEO 보상패키지에 대해 반대 권고를 낸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주주 의결권 자문기관의 영향력 확대를 공개 비판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ISS 스톡스, 실물자산 중심의 기후리스크 분석 플랫폼 공개
ISS 스톡스가 발표한 ‘실물자산 기후 솔루션’은 기관투자자·은행·보험사 등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기후리스크를 진단하고, 탄소중립 경로와의 정합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 도구다.
즉 물리적 리스크 분석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단위의 스코프 1·2·3 배출량 및 투자 배출량을 추정하는 ‘탄소발자국 솔루션’, 과학기반 감축경로와의 부합 여부를 비교할 수 있는 ‘시나리오 정합성 솔루션’ 등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위성 및 지리적 자산 데이터를 활용해 자산별 기후위험을 시각화한다.
특히 최근 ISS가 인수한 AI 기반 기후정보기업 서스트글로벌(Sust Global)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는 홍수, 산불, 폭염 등 기후재해 노출도를 분석할 수 있으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의 장기 기후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다.
ISS STOXX 지속가능사업부문 대표 틸 융은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전환리스크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은행·보험사 모두에게 재무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통합 솔루션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기후리스크를 식별하고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지 않는 권력’ 논란도…머스크 ‘기업 테러리스트’ 공개 비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같은 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아무런 이해도 없다. 이들은 기업 테러리스트에 가깝다”고 발언했다. 이는 ISS가 최근 테슬라가 제안한 1조달러(약 1420조원)에 달하는 머스크의 보상안을 주주총회에서 반대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이들이 과거 내린 잘못된 권고는 테슬라의 미래를 심각하게 훼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결권 자문사는 기업 이사회나 행동주의 펀드 등에서 발의한 주주제안에 대한 분석과 투표 권고를 제공한다. 이들의 권고는 ETF·연기금 등 대형 펀드의 투표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상장사 지배구조와 최고경영자 보수정책 결정에 직결된다.
그중에서도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전 세계 주주총회 표결 자문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 100곳 이상이 두 회사의 권고안에 사실상 동일하게 투표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폴 로즈 교수는 “이들은 사실상 기업지배구조의 문지기”라며 “수백 개 기관이 의사결정을 외주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워싱턴에서는 이미 이들의 권한 남용을 우려하는 청문회가 열렸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ESG 투자 의제에 대한 자문사들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다. 머스크는 “만약 인덱스펀드와 패시브 투자자들이 자문사의 권고를 그대로 따르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기업은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운영하는 셈이 된다”며 “이는 기업지배구조의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