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각국 새 기후계획, 배출량 첫 감소 전망…속도는 여전히 미흡
인류가 처음으로 탄소배출 감소 전환점을 맞이했지만, 기후위기 억제를 위한 속도는 여전히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는 28일(현지시각)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각국의 새로운 기후 대응 계획을 분석한 결과, 2035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이 2019년 대비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류, 처음으로 배출 곡선 꺾었지만…속도는 턱없이 느려
유엔 분석에 따르면, 각국이 약속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모두 이행될 경우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향후 10년 내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선다. 이는 199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배출 추세가 처음으로 ‘하향 곡선’을 그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그 폭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2035년까지 필요한 감축률은 2019년 대비 60%에 달하지만, 이번 전망치는 10%에 불과하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사이먼 스틸(Simon Stiell)은 “인류가 마침내 배출 곡선을 아래로 꺾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속도는 여전히 충분치 않다”며 “COP30에서 각국이 그 격차를 메울 구체적 행동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에는 9월 말까지 새 기후계획을 제출한 64개국이 포함됐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유엔은 여기에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아직 공식 제출은 하지 않았지만 목표를 발표한 국가들의 계획도 함께 반영했다. 다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2024년 약속한 감축 공약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 수치는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유엔은 밝혔다.
COP30 앞둔 경고음…1.5도 목표, 사실상 일시 초과 불가피
유엔은 이번 발표에서 2035년까지 6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현재 지구 평균기온은 이미 약 1.4도 상승한 상태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는 “각국의 더딘 행동 탓에 1.5도 제한은 단기적으로 달성 불가능해졌지만, 세기말 이전에는 반드시 다시 그 수준으로 온도를 낮춰야 한다”며 기후행동 가속화를 촉구했다.
다음 달 브라질 아마존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이런 상황에서 각국이 추가 감축 의지를 밝힐 사실상 마지막 ‘골든 타임’으로 평가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사이먼 스틸은 “우리는 여전히 경주 중이지만, 인류 80억 명 모두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