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영국서 ‘스마트 홈 충전’ 진출…EV 경험경제 본격화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 주거용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5일(현지시각) 현지미디어인 EV리포트에 따르면, 영국 제네시스 모터(Genesis Motor UK)는 현지 최대 가정용 전기차(EV) 충전 기업 ‘옴(Ohme)’을 독점 파트너로 선정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3년 전기차 충전, 태양광 발전,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결합한 '올인원 홈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wall)'과 비슷한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영국 내 모든 고객에게 스마트 충전 및 저비용 설치가 가능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영국 전역 제네시스 고객 대상 ‘스마트 홈 충전’ 지원
2017년 설립된 옴은 영국 기반의 스마트 EV 충전기 제조업체로, 현대차와 볼보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의 공식 공급사다. 주택 개발업체들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핵심 경쟁력은 '동적 스마트 충전'이다. 전력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요금이 가장 낮은 시간대에 자동으로 충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시점을 선택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
예를 들어 제네시스 GV60(배터리 84kWh)을 ‘인텔리전트 옥토퍼스 고(Intelligent Octopus Go)’ 요금제로 충전하면 완전 충전에 약 5.88파운드(약 1만원)면 충분하다. 충전기 공급부터 설치, 사후관리까지 통합 서비스로 운영된다. 차량 구매 단계에서부터 충전기 설치와 요금제 연계,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불편으로 꼽히던 충전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제네시스와 현대차 UK를 총괄하는 애슐리 앤드류 CEO는 “고객과 판매 네트워크 모두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화 전환의 ‘경험경제’ 단계 진입
제네시스의 이번 행보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를 보여준다. 브랜드 경쟁의 초점이 차량 성능에서 가정용 충전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기차 보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서 소비자들은 '어디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느냐'를 새로운 구매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역별 요금제, 전력망 운영, 재생에너지 연계 등을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 충전 서비스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배경이다.
일찌감치 주택용 배터리 저장장치(ESS)인 테슬라 파워월은 전기차 충전 연계 솔루션으로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테슬라 파워월은 약 13.5kWh 용량의 내장형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된 가정용 ESS다.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요금이 높은 시간대에 방출하여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전력망 정전 시 비상 전원 기능으로 주택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파워월은 자사 전기차 테슬라 모델과 연동, 전용 앱을 통해 실시간 에너지 소비, 배터리 상태, 충전량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이 높다.
한편, 제네시스는 테슬라와 달리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현지의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지역별 전기요금제나 재생에너지 비율 등 해당 국가별 정책과 시장 변화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경쟁의 무게중심이 차량 성능에서 충전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