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중심 MBA, 가장 높은 점수 받은 대학은?

2025-11-08     홍명표 editor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 글로벌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MBA 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수익을 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과정을 넘어, 기후위기 및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리더를 길러내는 MBA 과정 또한 주목받는 것이다. 

캐나다의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코퍼릿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발표한 ‘2025 베터 월드 MBA 순위’는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의 사회적·환경적 영향력을 공식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교과과정의 지속가능성 비중만을 평가했지만, 올해부터는 총점의 10%를 ‘졸업 후 지속가능성 분야에서의 활동 성과’로 반영했다. 

코퍼릿나이츠는 전 세계 179개 MBA 프로그램을 분석해 상위 40개를 선정했다. 가장 높은 ‘임팩트 점수’를 받은 곳은 미국 뉴욕의 바드 칼리지(Bard College)였다. 졸업생의 56%가 ESG·지속가능성 관련 분야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버몬트대(University of Vermont)가 52%로 뒤를 이었다. 이들 학교는 모두 ‘지속가능성 MBA(Sustainability MBA)’를 정식 명칭으로 내세우는 프로그램으로, 환경·사회·윤리적 가치 창출을 경영교육의 중심에 두고 있다. 

코퍼릿나이츠는 전 세계 179개 MBA 프로그램을 분석해 상위 40개를 선정했다. 가장 높은 ‘임팩트 점수’를 받은 곳은 미국 뉴욕의 바드 칼리지(Bard College)였다./ 바드칼리지

 

바드 칼리지, “세상을 바꾸는 리더를 급히 길러야 할 때”

바드 칼리지의 MBA 설립자인 경제학자 이반 굿스타인(Eban Goodstein) 교수는 “학생들이 기후위기·불평등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입학 첫해부터 실제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독일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ESG 부문 임원, 글로벌 컨설팅사 가이드하우스(Guidehouse) 컨설턴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엣시(Etsy)’의 지속가능성 총괄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등 바드 출신 졸업생들은 사회적 임팩트를 실제 경영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다.

굿스타인 교수는 “우리 프로그램은 미술 실습처럼 실무 중심적”이라며 “이론보다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고 말했다.  

 

순위

 2025 베터월드 MBA 상위 10위 대학명 (영문)

국가

점수

1

그리피스 비즈니스 스쿨 (Griffith Business School)

호주

80.9%

2

버몬트대학교 그로스만 경영대학원 (University of Vermont – Grossman School of Business)

미국

72.7%

3

마스트리흐트대학교 경영경제대학원 (Maastricht University –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네덜란드

69.4%

4

바드칼리지 (Bard College)

미국

65.7%

5

아메리칸대학교 코고드 경영대학원 (American University – Kogod School of Business)

미국

65.6%

6

뒤케인대학교 팔룸보-도나휴 경영대학원 (Duquesne University – Palumbo-Donahue School of Business)

미국

64.2%

7

케이프타운대학교 경영대학원 (University of Cape Town Graduate School of Business)

남아프리카공화국

63.2%

8

센트럼 PUCP 비즈니스 스쿨 (CENTRUM PUCP Business School)

페루

62.2%

9

빅토리아대학교 구스타브슨 경영대학원 (University of Victoria – Peter B. Gustavson School of Business)

캐나다

57.8%

10

엑서터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University of Exeter Business School)

영국

54.3%

 

상위권의 대부분은 미국·유럽 대학이 차지했지만, 페루의 센트럼 PUCP 비즈니스 스쿨(Centrum PUCP Business School)은 ‘대규모 MBA 프로그램(연간 졸업생 80명 이상)’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이목을 끌었다. 센트럼은 광업과 농업 등 ‘비공식 경제’ 중심의 페루 산업 구조 속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생산·경영 모델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졸업생 20여 명이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베스타스(Vestas),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등에 취업했다.

센트럼의 산드로 산체스(Sandro Sánchez) 부학장은 “페루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경제를 이끈다”며 “MBA 졸업생들이 각 지역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경영문화를 퍼뜨리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BA의 목적, 이윤이 아닌 영향력으로 이동”

이번 조사평가를 진행한 코퍼릿나이츠 애널리스트 무함마드 탈하(Muhammad Talha)는 “바드와 버몬트 같은 학교들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이제 MBA의 성공 기준은 연봉이 아니라 ‘세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의 잡지 작가 트리스탄 브론카(Tristan Bronca)는 보고서에서 “신흥국에서는 대기업 취업보다 지역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졸업생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이들이 진짜 의미의 ‘임팩트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코퍼릿나이츠의 '베터월드 MBA Top 40' 순위는 전 세계 MBA 프로그램 가운데 총 179개를 분석대상으로 삼았으며, 국제인증을 보유한 100개 비즈니스 스쿨의 세부 데이터를 중심으로 순위를 산정했다. 평가 대상 학교는 ▲AACSB(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 ▲EQUIS(EFMD Quality Improvement System) 등 국제 경영교육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은 곳이거나, ▲UN 책임경영교육원칙(PRME, Principles for Responsible Management Education)에 서명한 기관이어야 했다.

평가는 크게 두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첫째, 커리큘럼의 지속가능성 반영 비율(90%)이다.

각 학교의 MBA 핵심과정(Core Curriculum)에 지속가능경영, 기후변화,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 환경·사회 관련 주제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분석했다. 둘째, 졸업생의 사회적·환경적 영향력(10%)이다. 

참고 자료로는 ▲파이낸셜타임스 글로벌 MBA 순위(FT179), ▲프린스턴 리뷰의 ‘Best Green MBA’, ▲이전년도 ‘Better World MBA Top 40’ 명단, ▲UN PRME 챔피언스(Champions) 리스트 등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