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뉴욕센트럴파크 267개에 물 가득찰만큼 빙하 녹는다... 네이처 보도

2021-05-03     김효진 editor
세계 정상들이 탄소 감축을 위해 경쟁적으로 목표치를 내놓는 가운데, 과학계와 유엔이 보다 공격적인 액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유엔(UN)과 과학계가 기후변화에 ‘보다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에 지난 28일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전 세계 빙하 대부분이 녹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테라(Terra) 위성사진을 분석한 이 연구는 대부분 빙하가 매년 평균 267기가톤(gigatonne)씩 녹고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는 제외됐다. 1기가톤은 뉴욕 센트럴파크(면적 3.41km²)에 높이 341미터로 얼음을 가득 채우는 양과 동일하다. 매년 뉴욕 센트럴파크 267개에 아파트 1개층 이상씩의 얼음물이 가득 찰 만큼의 물이 녹아내린다는 의미다. 

더불어 연구는 빙하의 얼음 질량 손실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227기가톤의 빙하가 녹았지만, 2015년부터는 평균적으로 매년 298기가톤으로 녹는 양이 늘어났다. 이 용해된 빙하는 관측 기간 동안 전체 해수면의 21% (연간 0.74 밀리미터)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본 연구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맥냅(Robert McNabb) 영국 얼스터 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지구상의 10% 수준의 개별 빙하만이 조사됐다”며 “본 연구는 빙하 전체의 질량 손실에 대한 이해에 있어 중요한 간격을 매워 기후변화에 따른 더 정확한 빙하 예측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전 세계 빙하와 빙판을 녹게 만들어 인구 밀집도가 높은 해안 도시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재차 경고해 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알래스카, 아이슬란드, 알프스, 파미르 고원,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 빙하가 녹으면서 그 위협도가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의 빙하는 지역사회에 중요한 상수원을 제공해왔지만, 빙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심각한 물 부족과 식량 안보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빙하가 녹으며, 이것이 다시 빙하로 형성되기까지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몇 세기가 걸릴 수 있다고 연구는 지적한다. 따라서 손실의 가속도가 붙고 있는 빙하의 용해를 막기 위해 지구 온도를 보다 공격적으로 줄어야 한다고 연구진들은 주장했다. 

맥냅 교수는 “빙하가 점점 더 빨리 녹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나쁜 소식이지만, 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녹는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라면서 “그렇기에 우리는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환경계획(UNEP)과 CAAC(기후와 공기청정 연합, Climate & Clean Air Coalition)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메탄 평가(Global Methane Assessment)”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고 세계 정상들이 합의한 한계치 이하(1.5도)로 지구 온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 산업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을 시급하게 감축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CO2)보다 열을 가둬두는 힘이 훨씬 크며 대기 중에서 탄소보다 훨씬 빠르게 퍼진다. 그렇기에 보고서는 메탄 배출량을 줄여야 기후변화를 더 빠르게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메탄 배출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화석 연료를 꼽았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화석 연료는 전체 메탄 배출량의 35%를 차지하며, 이중 농업이 40%를, 매립지 같은 폐기물 처리가 20%가량의 메탄을 배출시킨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 메탄 억제가 일어나면 기후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는 현재 지구상에 적용 가능한 메탄 억제 기술들로 최대 45%의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감축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2040년에 약 0.3도의 상승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