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 아시아 재생에너지 매각 검토…‘핵심시장 중심’ 포트폴리오 대수술

2025-11-14     송준호 editor

토탈에너지가 아시아 지역 재생에너지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글로벌 전력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토탈에너지가 외부 자문사와 함께 수억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자산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잠재 매수자들과 초기 접촉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검토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이어진 포트폴리오 조정 기조가 아시아로까지 확장된 것으로 해석된다.

토탈에너지가 재생에너지 사업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고 있다. / 토탈에너지

 

핵심 시장 중심으로 재편…아시아·비핵심 자산 정리 속도

이번 보도는 10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발표된 구조조정 계획에 ‘추가 매각’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토탈에너지는 당시 2026~2030년 총 75억달러(약 10조9100억원) 절감을 목표로 제시하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순환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다니그린 지분 축소 가능성, 북미 1.4GW 태양광 포트폴리오의 KKR 지분 매각, 아르헨티나 셰일과 나이지리아 봉가 유전 등 비핵심 자산 처분도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 흐름에 포함된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재생에너지 자산 매각 논의가 협의 초기 단계이며 성사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다만 순부채가 6월 말 260억달러(약 37조9100억원)에서 9월 말 246억달러(약 35조8700억원)로 감소한 가운데, 토탈에너지가 미국·노르웨이·나이지리아에서 4분기 중 약 20억달러(약 2조91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비핵심 자산 정리가 전사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다니 지분·아시아 포트폴리오 조정…선택과 집중 전략

이처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은 토탈에너지가 전력 사업의 무게중심을 특정 지역에 재배치하고 있다는 점과도 맞물린다.

토탈에너지는 전력 사업을 미국·유럽·브라질 같은 전력 자유화 시장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스·전력 판매를 통합한 사업 모델은 시장 구조와 전력구매계약(PPA) 체계가 유연한 지역에서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는 국가별 규제·가격 체계·전력망 구조가 크게 달라 통합 모델을 대규모로 적용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블룸버그는 토탈에너지가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일부 시장은 성장성이 높아 투자 확대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다른 지역의 비핵심 태양광·풍력 자산은 매각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탈에너지가 보유한 아시아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는 약 23GW 규모다. 대만·한국의 해상풍력, 인도네시아·호주의 태양광 등으로 구성되며, 개발·건설 단계 프로젝트까지 포함한 수치다. 이번 논의는 이 가운데 비핵심 자산 일부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예외적인 성장 시장으로 남아 있다. 토탈에너지는 인도 아다니그린에너지 지분 19% 축소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아다니그린에너지를 ‘좋은 회사’로 평가하는 등 인도 시장에서 선별적 확장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 감축·자산 순환 가속…비핵심 매각과 핵심 투자 양쪽 모두 진행

지역별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핵심 시장에 재배치하는 전사적 포트폴리오 조정 흐름과도 연결된다. 토탈에너지는 최근 아르헨티나 셰일 자산과 프랑스 풍력·태양광 프로젝트를 매각한 데 이어, 4분기 미국·노르웨이·나이지리아에서 약 20억달러(약 2조9100억원) 규모 추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나이지리아 자산과 관련해 두 곳의 후보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비핵심 자산 정리와 동시에 핵심 지역 투자는 강화되고 있다. 토탈에너지는 미국 오하이오주 몽펠리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1.5TWh의 재생전력을 구글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15년 장기 PPA를 체결하며 북미 전력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토탈에너지가 전력 사업 확대 지역과 매각 대상 지역을 명확히 구분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