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화장지ㆍAI 환경 기술…친환경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
대기업의 친환경 스타트업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IT기업 알리바바(Alibaba)는 홍콩 친환경 식품 포장 스타트업 에코이노(Ecoinno)에 600만 달러(72억 5000만원)를 투자했으며, 프랑스 패션기업 샤넬(Chanel)은 친환경 소재기업 이볼브드바이네이처(Evolved by Nature)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탄소 중립 목표 일환으로 친환경 기술 및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 사례를 소개한다.
레이저, 친환경 스타트업 5000만 달러 그린펀드 설립
싱가포르 게임하드웨어 제조회사 레이저(Razer)가 친환경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5000만 달러(560억 2500만원) 규모의 그린 펀드를 설립했다.
래이저의 그린 펀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청년 및 밀레니얼 세대의 기업가를 육성하고 재생 에너지, 탄소 및 플라스틱 관리에 중점을 둔 지속가능성 기업과 혁신 기술 투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3월 레이저는 재생 에너지와 탄소 중립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10개년 지속가능성 계획 ‘고 그린(Go Green With Razer)’을 발표했다. 레이저의 환경 이니셔티브에는 재생 에너지를 2025년까지 100% 사용하고 2030년까지 탄소 중립성을 달성하는 등 4개의 주요 지속가능성 목표가 담겨 있다.
레이저 CEO 탄 민 리앙(Tan Min Liang)은 “전 세계 게이머들이 글로벌 친환경 노력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의 친환경 프로젝트는 100만 그루의 나무를 보호하는 캠페인이나 해양 플라스틱 수거로 만든 의류 전시회 등이 포함된다.
새로운 그린 펀드 이니셔티브를 위해 레이저는 전문 투자벤처사 ‘z벤처스’를 통해 싱가포르 지속가능한 소비재기업 너처링(The Nurturing Co.)에 시드(seed) 투자를 완료했다. 이 기업의 대표 제품 브랜드는 대나무 자재로 만든 화장지 밤부루(BAMBOOLOO)이다. 레이저는 기업 투자뿐 아니라 새로 오픈하는 말레이시아 사무소 등 일부 사무소에 밤부루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나무 펄프는 나무 펄프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70% 적은 편이다. 4인 가족이 대나무 화장지로 바꾸면 1년에 3만 리터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밤부루는 환경 영향력이 적은 대나무로 만든 화장지를 제공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소비자들도 지속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지난해 레이저는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급증하면서 코로나 이전 매출 12억 달러(1조 3446억 원)에서 코로나 이후 560만 달러(62억 7480만 원)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순이익이 48% 증가했다.
투자 담당자 프라카쉬(Pracarsh)는 “코로나로 인해 게임 회사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충분한 투자금액을 가지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 투자에 대한 기업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 100억 원 규모의 환경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설립
지난 4월 1일 소니(Sony)는 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환경 분야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시네코(SynecO)를 설립했다. 오는 6월 1일부터 사업 운영을 시작해 투자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시네코는 지난해 9월 새로운 환경기술 육성을 위해 설립된 기업 벤처 자금인 소니 혁신 펀드(Sony Innovation Fund)의 창립 프로젝트다. 소니 혁신 기금은 첨단 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소니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투자 평가 기준으로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를 고려하며, 장기적으로 환경에 기여하면서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중심으로 환경 사업을 추진할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에 10억 엔(약 10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투자 규모는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시네코는 소니가 설립한 증강현실 기업 시네코컬처(Synecoculture)에도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네코컬처는 소니컴퓨터과학연구소(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y)가 AI 등 증강현실로 지역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면서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되었다. 빅데이터, 이미지 센서, AI를 이용해 농업 환경과 생물체 활동을 측정분석하고 인공적으로 풍부한 농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시네코는 "일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농업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시험을 진행했다"며 "우리 기술이 생산력을 높이고 농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든 것을 입증했으며, 앞으로 시네코컬처를 기반으로 증강현실 생태계 교육을 지원하고 생산성이 낮은 지역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실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네코의 주요 사업은 ▲ 증강현실 생태계 교육 ▲ 증강현실 구현 컨설팅 ▲ 도시개발/사무용 건축물의 생태계 평가, 설계 및 관리 컨설팅 ▲ 돌봄·복지시설 등 공공 시설 내 증강현실 도입 및 관리 지원이다.
한편 소니는 2050년까지 제품, 사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탄소 발자국 제로(0)를 실현하겠다는 ‘로드 투 제로(road to zero)’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석유 원료로 만든 신종(Virgin) 플라스틱 사용량을 10% 감소하고, 향후 새로 생산하는 모든 소형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지를 전면 폐지할 예정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개발에도 앞장서 왔다. 폐CD, 자동차 폐시트, 공병 등으로 재활용 비율을 99%까지 높이면서 성능이 뛰어난 재활용 플라스틱 SORPLAS™를 개발해 신제품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