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현대차·기아가 투자자들한테 편지받은 이유는? 공급망 인권 실사 모니터링 높아져
EU의 인권실사에 관한 규제 압박이 높아지면서, 인권지수를 모니터링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권지수에서 최하점을 받은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채권이 도마에 올랐다.
스타벅스는 2016년 미국 기업 최초로 지속가능채권(Sustainable Bond)을 발행하고, 2개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해 ESG채권 발행에 선구적으로 나선 기업이었다. 가장 최근인 2019년 스타벅스의 지속가능한 채권은 윤리적인 커피 공급을 지원하며, 회사의 녹색 소매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30년 만기 10억 달러(1조1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하지만 세계 벤치마크연합(WBA, World Benchmark Alliance)이 10일(현지시각) 발표한 ‘기업 인권 벤치마크(CHRB)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인권실사 지표에서 0점을 받았다. 전체 총점 26점 만점에서 4.5점이라는 최하점을 받은 스타벅스는, 인권 정책 및 거버넌스 3점(8점 만점), 피해 구제 메커니즘 1.5점(6점 만점)과 달리 인권 실사 영역에선 0점(12점 만점)을 받았다. 2017년 조사 이후 계속해서 0점을 받았다고 WBA측은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 및 인권자원센터(Business&Human Rights Resource Center)의 ‘노더체인(Know The Chain)’ 프로젝트 책임자인 페리시타스 베버(Felicitas Beber)는 현지 책임투자(RI) 미디어에 “이 기업은 인권실사를 한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고,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력을 이용한 지속적인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 기업이 지속가능성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아서는 안되며, 현재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채권이 사회적 이슈를 적절히 다루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표를 발간한 투자자그룹은 5조8000억달러(6500조원)를 대표하는 208곳의 투자자그룹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비바 그룹, NN투자파트너스, 노르디아 자산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비판의 화살은 ‘ICMA(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Association)’으로도 향하고 있다. 2017년 녹색채권을 사회적채권(Social Bond)와 지속가능채권으로 확대할 때부터, 이 채권의 발행과 사후처리 규정 등이 엄격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기업의 ‘ESG 와싱(Washing)’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08곳 투자자 그룹, 인권 지수 낮은 106개 기업 서한 보내
한편, 이번 보고서 발간을 주관한 208곳의 인권 투자자그룹은 CHRB 보고서에서 0점을 받은 기업들에게 “인권 문제 및 공급망에서의 영향과 관련해 어떻게 이를 시정할 지에 관한 공시를 늘려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230개 기업 중 서한을 받은 106개 기업 명단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포함돼 있었다. CHRB는 유엔 비즈니스 및 인권 가이드라인 및 OECD 가이드라인에 따른 지표로 기업 인권 성과를 평가한다.
이번에 처음 벤치마크에 포함된 자동차 분야의 경우, 기업들의 3분의 2가 인권 실사 부문에서 0점을 받았다. 서한을 받은 회사들은 페트로차이나, 코스트코, 스타벅스, 타깃, GM, 혼다 등이 있다. 자동차 기업 순위를 보면, 포드와 PSA그룹, 다임러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하위권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