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식을 판매해 3만 톤 음식물 절약하는 투굿 투고(Too Good To Go) 앱
음식물 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8%를 차지한다. 한 끼의 음식이 버려질 때마다 휴대폰을 422회 충전하는 에너지만큼의 탄소 발자국이 발생한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2050년까지 순제로 목표를 선언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투굿 투고(Too Good To Go)'는 전 세계 음식물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식당, 빵집, 식료품점의 남은 식품을 정가 대비 30%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앱이다. 2016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설립된 후 총 14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결과, 전 세계 8만 7천개 이상의 식품 업체와 제휴해 37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게 됐다. 이 앱을 통해서만 절약된 음식물은 7천만끼 이상, 약 3만톤의 음식이 폐기물이 되는 걸 막은 셈이다.
공동 창업자인 루시 바쉬(Lucie Basch)는 5년 전 빵집 앞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제빵사가 많은 양의 빵을 버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제빵사에게 폐기 대신 기부를 권했지만 “신선도가 떨어진 빵이라 기부를 할 수는 없지만 판매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시는 ‘매일 저녁 마다 지역 식품점들이 음식물을 폐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은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고객은 이 앱을 통해 주변 장소를 탐색한 후 남은 음식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프라이즈 백'을 예약결제할 수 있다. 과일, 야채, 피자, 스시, 젤라또, 아이스크림 등 서프라이즈 백에 담길 수 있는 음식은 매우 다양하다.
식당, 레스토랑, 카페, 식료품점은 남은 음식을 판매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는 동시에 운영비와 식품 생산비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식품 점주들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콥(B Corp) 인증을 받은 투굿 투고는 지난해 9월 미국에도 진출해 미국에서만 50만 명 이상의 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워싱턴 등 2천 개 이상의 식품점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진출 7개월 만에 25만 끼 이상의 음식을 절약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등 매달 100여개의 레스토랑, 카페, 베이커리, 식료품점 등이 파트너로 가입했다.
올해 말에는 동부 지역을 넘어 캘리포니아, 애틀란트, 포틀랜드 등 서부 지역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특히 투굿 투고는 샌프란시스코주 베이 지역(Bay Area)에 신경쓰고 있다. 베이 지역은 오랫동안 기후 변화와 음식 낭비를 막기 위해 환경 운동을 선도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여전히 매년 1천만 톤 이상의 음식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굿 투고는 식량 구조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날짜 라벨링 캠페인(Date labeling campaign)’이다. 식품 라벨에 '사용기한(use by)', '판매 기한(sell by)', '소비 최적 기한(best before)' 등 모든 소비자들이 기한 내 식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정확한 식품 라벨을 표기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이미 유럽에서 진행한 캠페인은 성공을 거뒀다. 수년 간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EU는 ‘업체들은 정확한 식품 이용 날짜를 표기해야 한다’, ‘유럽 연합과 유럽경제 지역 전체에 소비자 식품 정보를 공시한다’는 규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투굿 투고는 이외에도 프랑스 네슬레, 다농 등 40개 이상의 음식 및 음료 회사들이 음식물쓰레기 방지 협약을 체결하는데 기여했으며 유엔식량농업기구, 프랑스 및 벨기에 시장과 협력해 음식물쓰레기 방지에 관한 정책을 알리고 관행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