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녹색자산비중 의무공개 유럽은행들... 7.9% 녹색자산 보유
유럽은행들의 녹색자산비율(GAR, Green Asset Ration)은 얼마일까. 지난 21일(현지시각)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9%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기후 위험에 대한 EU은행들의 상태를 들여다본 첫 조사결과였다.
2022년 1월 이후 유럽 내 은행들은 녹색자산비중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녹색자산비중이란, EU에서 추진중인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각 금융기관이 파리협정 또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EBA는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은행들이 기후 위험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수치로 살펴보고, 은행이 지금까지 진행해온 대응능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마디로 은행들의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상태를 점검해보려는 것이다.
EBA는 조사 결과 발표에서 “은행과 은행감독당국이 기후 위험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환 전략(transition strategy) 및 온실가스(GHG) 배출에 관한 공시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EBA는 “은행들이 고객 포트폴리오의 실제 활동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표본으로 삼았던 29개 은행의 경우, 비중소기업의 자산 익스포저 절반 이상(58% 가량)이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에 해당하는 부문으로 드러났다. 전환 리스크는 기후변화로 인한 법적 규제 및 정책의 변화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말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바탕으로 한 병렬 분석 결과, 은행 인스포저 35% 가량이 중간 값보다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닌 의무할당대상으로 나타났다.
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분류와 관련, 은행들은 현재 자산 익스포저의 녹색부문을 평가하기 위해 상향식 추정방식과 하향식 추정방식 두 가지 기법이 사용되는데, 이번 결과 드러난 7.9%는 하향식 평가방식을 활용한 첫번째 추정치다.
한편, 은행 전반의 기후 리스크의 영향은 규모가 다르며, 일부 특정 분야에 집중 돼있다고 EBA는 밝혔다. 현재 시나리오 분석을 위한 도구는 빠르게 개발되고 있으며,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기후 위험의 영향을 표시하는 방법을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EBA는 덧붙였다.
EU 집행위는 2020년 9월 EBA에 기후 관련 비금융정보 공개를 위한 핵심평가지표(KPI) 설정을 요청한 바 있으며, 이는 EU 택소노미에 따라 기업들에게 기후 관련 정보공개 의무화를 위한 조치 중 하나였다. 녹색자산비중으로는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 상 총자산에서 기후친화적인 대출 및 예금, 채무증권 등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중소기업, 가계, 지방정부 등과 관련된 금융활동도 모두 포함해 공시되어야 한다.
EBA는 “EBA는 이번 결과는 기후 위험에 대한 향후 작업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평가하며 “위험자산 노출 정도를 계량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관되고 비교 가능한 기후 위험 평가 도구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