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서 은 추출한 삼성디스플레이, EU "폐기물 자원순환=국가안보"

2021-06-07     박지영 editor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에서 은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디스플레이 표면을 깎아 두께를 얇게 만드는 식각 공정에 사용된 화학용액(에천트) 폐기물에서 은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폐 에천트 은 추출 통한 자원순환 과정/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그동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식각 공정에서 패널에 도포된 은 성분의 일부가 화학용액에 녹아 빠져나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용액에서 은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까다로워 사실상 은을 폐기해왔다. 폐용액에 이온 상태로 녹아있는 은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설비가 부식되거나 그나마 정제해 비료나 소화기 분말 등으로 재활용하기 쉬운 다른 성분까지 오염되는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폐(廢)에천트 리사이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연구팀은 오랜 연구 끝에 염화나트륨(NaCL·소금)과 환원제(아스코브산) 등을 활용해 순도 99.99%의 은 분말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관련 기술을 폐기물 수거·정제 협력사에도 이전해 실제 공정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작년 7월 발간한 ‘글로벌 E-폐기물 모니터’에 따르면 전자폐기물은 5년 만에 920만톤이 늘어나 작년엔 5360만톤이 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자제품에 포함된 수은, 브롬화 난연제(BFR),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CFCs)와 같은 독성 및 위험 물질은 토양이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폐기물(E-waste)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EU는 12월 배터리 및 폐배터리 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수은, 카드뮴과 같은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하고, 생산자 책임제도 의무화를 통해 생산업체가 폐배터리를 직접 수거하고, 재활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금과 은의 경우 공급망 의존성이 높은 원료다. EU는 “전자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금과 은 같은 원료를 추출해내는 건 국가안보와 연결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비율이 높은 원료이기에,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수급 불안정을 초래해 유럽 전체에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U는 “해외 공급망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금과 은, 코발트 등을 사용하는 풍력터빈, 전기자동차 등의 수급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며 전자제품 폐기물 재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