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산업 섹터별 ESG 주요 이슈와 대응은? 한화투자증권 리포트
ESG 이슈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생긴 각 섹터별 영향은 무엇이며, 해당 섹터에선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지난 31일 한화투자증권은 'ESG 주요 이슈 및 섹터 별 영향과 대응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ESG 대응 영략을 강화하고 있는 업계는 자동차, 화장품, 의류, 음식료 등으로 나타났으며, 제약 및 바이오는 ESG 준비와 평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팩트온>은 해당 보고서의 핵심내용을 요약정리한다.
정유/화학분야..."더이상 사양산업 아냐"
정유/정유화학은 코로나 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유가와 정제 마진이 작아지면서 메이저 에너지 기업 매출의 경우 30~40%가 감소했다. 업계 불황 때문에 유럽계 정유 메이저 기업들은 풍력과 수소 그리고 바이오연료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향후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금액은 270억달러(30조원) 이상을 전망한다.
예를 들어, 에퀴노르는 2025년까지 100억달러를 저탄소 기술에 투자키로 했으며, 2026년 신재생에너지를 4~6GW, 2035년까지 12~16GW로 늘리기로 했다. BP(2030년까지 50GW), 에니(2030년까지 15GW, 2050년까지 55GW), 로얄더치쉘(2030년까지 연간 30억달러 투자), 토탈(2025년까지 35GW) 등도 투자 속도와 규모는 다르지만, 저탄소 기술 전환 방향은 모두 같다.
석유화학은 플라스틱과도 연관이 깊다.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재활용률이 14~18%에 불과한 상황이다. 플라스틱 중 재활용률이 높은 PET에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화학 분야는 더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다.
글로벌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2018년 켐사이클링 프로젝트(ChemCycling project)를 시작했는데, 이는 폐플라스틱을 열처리해 새로운 형태의 '오일·가스'로 만든 뒤 이를 원료로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이어 2019년에는 Quantafuel(플라스틱 폐기물 열분해 기술 보유)에 2000만유로를 투자했다.
한편, 국내 정유사는 수소 생산부터 운송, 판매까지 아우르는 수소 공급망 구축, 그리고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에 힘을 쓰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2023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 가동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계, 조선 분야... 태양광 18%, 풍력 13% 성장 예상
석탄 발전량 비중이 축소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략 생산은 연평균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관들은 태양광, 풍력이 각각 13%, 8%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각 연간 성장률 기준 태양광 18%, 풍력 13%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계는 신재생 에너지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보급하기 위한 전력기기들 수요도 증가했다. 태양광이나 연료전지, ESS(에너지 저장장치)의 직류 전력을 교류 전력에 연계하기 위한 전력 전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역할을 하는 ESS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망과 함께 고성장이 예상된다. 연 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조선은 환경규제 영향으로 선박과 대체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6월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76차 총회에서 기존 선박에 신조선 수준의 연료 효율(연비)을 규제할 경우, 조선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EXI(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 도입을 채택할 경우, 2023년 1월부터 기본 선박은 연비에 따라 A~E 등급으로 나누고 D, E 등급와 같이 낮은 등급은 출력(속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노후 선박은 속도 제한을 받게 되고 선박 교체나 생산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은 이중연료엔진(Dual Fuel)을 사용하는 선박을 많이 사용한다. 이중연료엔진에는 LNG를 선호하고 이후 친환경 요구에 따라 암모니아나 수소로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선박연료인 암모니아와 수소 개발에 투자를 시작했다.
건설/건자재, 테크, 자동차, 유통 등... "일부 업종 ESG 대응 미비"
건설/건자재는 신사업을 ‘녹색’으로 잡고 2030 탄소배출 제로를 선포하고 있다. 신사업은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배출에 집중돼 있다. ESG 관련 신사업을 하고 있는 건설사는 ▲ GS건설(수처리) ▲ 삼성엔지니어링(탄소중립,친환경) ▲ 현대건설(신재생에너지, 친환경) ▲ DL이앤씨(수소에너지, CCS) ▲ 코오롱글로벌(풍력) ▲ SK디앤디(풍력) ▲ 아이에스동서(폐기물) ▲ 쌍용 C&E (탄소배출 절감, 폐기물)이 있다.
특히 쌍용양회의 경우 지난 3월 사명을 '쌍용C&E'로 변경하면서 2025년까지 기존의 시멘트업 외에 환경사업 비중을 전체 영업이익의 50%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2년간 유연탄을 대체하는 순환자원 설비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폐열발전 설비를 확충했다.
한편, Tech 업계는 100% 재생에너지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국제적 캠페인 RE 100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현재 전세계 309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최초로 RE100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11월에는 SK 그룹 내 6개사가 가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입을 준비하고 있고 해외 사업장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했다.
ESG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업계에는 자동차, 화장품, 의류, 음식료가 있다. 자동차는 전기차 생산 확대와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12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연간 56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차는 2025년까지 1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는 2026년까지 11종의 전기차 모델 출시, 연간 57만9000대 판매 목적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24일 "자동차 생산·운행·폐기 전 단계 걸쳐 탄소 중립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업,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서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사업을 실행한다. 사회적으로는 ▲공정거래원칙 수립과 공개 ▲분야별 협력사 행동규범 수립 ▲협력사 대상 ESG 진단평가를 구매정책에 반영하는 등 공급망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배구조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설치, 전자투표제 도입, 사회이사 비율을 절반 이상 유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
유통은 일회용품 사용과 생산에 제한을 두고 있다. 2022년부터 소매점에서 플라스틱 규제에 따른 영향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플라스틱 규제를 종합소매업 및 제과점 등 대부분 판매시설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봉투 및 쇼핑백의 경우 ▲사용 금지(종합소매업, 제과점) ▲무상제공 금지(음식점, 주점업)가 이뤄진다. 배송용 포장재의 경우 스티로폼 상자 → 재사용상자로 전환해야 한다. 위생용품의 경우 50실 이상 숙박업에서 무상제공이 금지된다.
플라스틱 사용 규제는 2030년까지 확대될 예정이기에, 대부분의 업종에 영향을 미친다. 생분해성 제품군이 확대되고 포장용기 변경에 따라 주요 유통업체의 환경적인 역할이 증대될 전망이다.
화장품과 의류, 음식류는 환경분야에서 각각 친환경 용기, 소재, 재료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했다. 사회적으로는 인력 복지와 공장 자동화 지배구조는 내부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제약/바이오는 ESG 준비와 평가에 있어서 아직 위원회나 전담부서 설치가 미비하다. 현재 CSR 문화를 확립하는 단계에 있다. 유한양행이 업계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카지노는 호텔, 스키장 등 비 카지노 매출을 확대하고, 엔터는 와이지 엔터테인먼트 <버닝썬 게이트>와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ESG별 주목할 만한 이슈도 선정했다. ESG 각각 주목 할 만한 이슈는 환경(E)은 탄소 중립 로드맵 강화, 녹색금융 활성화, 사회(S)는 노동자 권익 보호, 중대재해 처벌 강화 그리고 지배구조(G)는 지속가능경영 추구와 공정경제3법 통과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