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보험사 AIG까지..영국 최대 자산운용사 LGIM 블랙리스트 올라

4개 기업 블랙리스트 추가... 기존 9개 기업 중 한국선 한전이 유일하게 포함돼

2021-06-16     박란희 chief editor

 

미국계 대형 메이저 보험사인 AIG가 영국 자산운용사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현지에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리걸앤제너럴)이 AIG, 중국국영기업은행(ICBC), 미국 펜실베니아의 에너지 기업인 PPL, 중국 멍유유업(Mengniu Dairy) 등 4개사를 기후변화 위험에 대해 불충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보유자산 중 일부를 매각할 방침이라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LGIM은 1.8조파운드(28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LGIM에 따르면, 보험사 AIG의 경우 석탄에 관한 정책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가 없다는 이유로 580억파운드(91조원)의 포트폴리오에서 매각하게 될 방침이다. LGIM의 야스민 스반(Yasmine Svan) 수석 지속가능성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2017년부터 AIG에 대해 관여해왔으며, 지난 4년 동안 AIG에 동일한 요청을 했다”며 “우리는 기업들에게 행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FT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이미 LGIM의 기후 ‘블랙리스트’에 속해 있는 9개사와 같은 운명이 될 처지에 속했다. LGIM의 기후 블랙리스트에는 중국건설은행(China Construction Bank), 메트라이프, 일본포스트, 한전(KEPCO), 엑손모빌, 로즈네프트(Roseneft), 시스코, 호르멜(Hormel), 로블로(Loblaw) 등이 있다. 한국기업으로는 한전이 유일하게 LGIM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돼있다. 

LGIM은 '기후임팩트 약속(Climate Impact Pledge)' 프로그램에 따라, LGIM이 관리하는 8700만달러(970억원) 규모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에 대해 부문별 최소 기후요건 및 ‘레드라인’을 정해왔다. 레드라인을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경영진에 대한 반대투표와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한다. 

LGIM은 4개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 외에도 130개 기업의 연간보고서와 회계자료에서 최소한의 기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2021년 주주총회 시즌 동안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LGIM은 “내년에는 이사회의장에 대한 반대 투표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가용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기관투자자들은 ‘기후 임팩트 약속(Climate Impact Pledge)’을 연이어 선언했는데, 그 숫자만 80곳에서 1000곳으로 늘어났다. ‘기후 임팩트 약속’ 이후 이에 관한 진척사항을 보고한 투자기관은 LGIM이 처음이다.

미국 소매기업 크로거(Kroger)는 넷제로 목표를 채택하고, 삼림 벌채와 식물 기반 및 기후 영향이 적은 제품을 늘리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LGIM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재편입되었다.

LGIM의 자스민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관여했던 기업 중 20%는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는 등 개선이 있지만, 변화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은 기업들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속가능미디어 RI 인터뷰에서 밝혔다. 

자스민 스반은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여를 더 강화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 넷제로 목표가 없는 회사는 자동적으로 반대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