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까지 '종이병'으로...100% 플라스틱 프리 세탁세제ㆍ양주 종이병 잇따라 출시

2021-06-22     김환이 editor
유니레버, 디아지오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은 풀펙스 컨소시움을 통해 액체를 담든 종이 포장재를 개발했다/풀펙스

 

음료수나 세제 용기로 널리 쓰이는 캔·플라스틱·유리병 등 잘 썩지 않는 포장재 폐기물로 인해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유니레버, 펩시코, 디아지오, 벤처매니지먼트사 파일럿라이트(Pilot Lite) 등 다양한 소비재 기업들과 협력해 풀펙스(Pulpex) 컨소시움을 구성해 생분해성 액체 병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100% 플라스틱이 없는 종이 포장재로 다양한 액체 제품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니레버, 세제ㆍ헤어 제품 종이병 출시

유니레버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되는 펄프로 종이병을 제작할 예정이다/유니레버

 

유니레버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 세제병을 출시할 예정이다. OMO, 퍼실(Persil), 브리즈(Breeze) 등 다양한 세탁 브랜드에 도입되며, 2022년 브라질에서 최초로 세탁∙세제용 종이병을 출시해 유럽 전역까지 포장재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장재로 사용되는 펄프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되고, 병 내부에는 물이 닿지 않게 하는 전용 코팅이 씌워져 있어 액체를 안전하게 담을 수 있다. 새로운 종이 포장재 기술은 풀펙스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개발되었다. 100% 재생 가능한 공급 원료 인증을 받았으며, 식품안전 기준에 따라 제작될 계획이라고 유니레버측은 밝혔다. 

유니레버 연구 개발 책임자인 리처드 슬레이터(Richard Slater)는 보도자료를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제품을 디자인하고 포장하는 방법을 재고해야 한다”며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환경 과제 중 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협업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이 병 기술은 여러 혁신을 시험하고 지속가능한 포장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2025년까지 처녀 플라스틱 재료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이 기반 포장의 도입은 유니레버의 환경 지속 가능성 목표를 반영한다. 유니레버는 2025년까지 처녀 플라스틱 사용을 반으로 줄이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려 판매량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포장을 수집·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향후 유니레버는 종이병을 도브, 씨프, 매그넘 등 다양한 제품 브랜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디아지오, 종이병으로 만든 조니워커 스카치 라벨 

디아지오는 플라스틱 종이 기반의 양주병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조니워커 스카치 위스키 종이병을 선보일 예정이다/디아지오

 

글로벌 맥주 및 양주 회사인 디아지오(Diageo)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종이 기반의 양주병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디아지오의 대표 브랜드인 조니워커 스카치 위스키에 지속가능한 포장 컨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양주병은 모두 지속 가능한 원목으로 만들어졌다. 생산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고 탄소 배출량이 높은 유리병과 달리 나무 펄프로 완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병을 사용한다. 

디아지오의 종이병은 모양 틀에 펄프를 넣고 압력을 가한 후 극초단파를 사용해 제작된다.  액체를 담는 종이 용기의 경우, 내부를 플라스틱 코팅으로 마감하지만 디아지오는 플라스틱 코팅 대신 스프레이 코팅 기술을 활용한다. 코팅 부분도 빈 병이 되면 분리 가능하며, 병뚜껑은 알루미늄을 쓴다. 

디아지오는 종이병 출시를 통해 플라스틱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의 환경 지속가능성 목표 뿐 아니라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하나인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디아지오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이완 앤드류(Ewan Andrew)는 "우리는 지속가능한 포장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종이병은 우리의 제품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200년 동안 혁신에 앞장서 왔던 조니워커 브랜드에도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디아지오는 벤처기업인 파일럿 라이트와 공동으로 종이병을 개발했다. 파일럿 라이트의 샌디 웨스트워터(Sand Waister) 국장은 "풀펙스 컨소시엄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해 브랜드의 집단적 힘을 발휘했다"며 "제조업체 및 소비자 행동까지 변화시켜 포장재의 환경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